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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앨나일람 파마슈티컬스’(앨나일람)이 개발한 희귀 유전질환 신약 앰부트라(성분명 부트리시란)이 시장 재편 가능성이 점쳐기고 있다.
앰부트라는 지난해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유전성 트렌스티레틴 매개’(hATTR) 아밀로이드증을 겪고 있는 성인 환자에서 나타나는 다발성 신경증 치료 적응증으로 승인된 리보핵산간섭(RNAi) 신약이다. 유럽의약품청(EMA)도 2022년 9월 앰부트라를 같은 적응증으로 승인했다.
트렌스티레틴은 간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로 비타민A나 타이로신의 수송에 중요한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렌스티레틴 유전자에서 드물게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아일로이드 침전물이 말초신경과 심장 등에 주로 축적된다. 이로인해 신경병증과 같은 자율신경 기능 장애가 나타나며, 증상이 악화되면 심근병증으로도 진행된다. hATTR은 치료하지 않으면 5~10년 내 생명을 위협하는 희귀 유전질환으로 알려졌다.
RNAi 치료제는 마이크로리보핵산(microRNA)이나 짧은간섭RNA(siRNA) 등과 같은 매우 짧은 RNA 조각이다. 이들은 세포 내에서 유전물질의 활성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앨나일람은 지난 2018년 세계 최초의 RNAi 신약 ‘온파트로’(성분명 파티시란)을 hATTR 적응증으로 미국에서 승인받으며 주목받았다. 온파트로는 3주당 1회씩 정맥주사하는 약물이었다. 하지만 온파트로의 후속작으로 앨나일람이 내놓은 앰부트라는 3개월당 1회씩 피하주사하는 방식으로 편이성을 대폭 개선했다. 앰부트라는 이중가닥의 siRNA로 트렌스티레틴유전자의 발현을 메신저리보핵산(mRNA)를 방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앰부트라의 매출 성장세가 거세다. 앨나일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온파트로와 앰부트라는 순서대로 1억2200만 달러와 69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최종적으로 2022년 한해 동안 두 약물을 처방받은 환자는 2974명이이었으며, 해당기간 총 매출액은 온파트로가 5억5800만 달러(한화 약 7400억원), 앰부트라는 9400만 달러(한화 약 1200억원)를 올렸다. 앨나일람 측은 편의성을 갖춘 앰부트라의 매출 성장성에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앨나일람은 온파트로와 앰부트라 이외에도 미국기준 2019~2020년에 승인받은 ‘기브라리’(성분명 기보시란)와 ‘옥슬루모’(Oxluma, 성분명 루마시란) 등 총 4종의 RNAi 치료제를 확보하고 있다. 기브라리는 유전자 결핍으로 인해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 합성이 저해돼 발작을 일으키는 급성 간성 포르피린증 치료제이다. 옥슬루모 역시 유전성 대사장애인 옥살산뇨증 치료제로 개발됐다. 두 약물 모두 해당 적응증 대상 최초의 치료제로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도 앨나일람은 지난 2013년 ‘더 메디슨스 컴퍼니’(더 메디슨스)에게 자사의 RNAi 치료제 후보물질 ‘인크리시란’에 대한 제조 및 개발, 세계 판권 등을 기술이전한 바 있다. 스위스 노바티스가 2019년 더 메디슨스를 97억 달러(한화 약 12조원)에 인수하면서 해당 물질을 확보했다.
인크리시란은 2020~2021년 사이미국과 유럽연합에서 고지혈증 치료제 ‘렉비오’란 이름으로 승인된바 있다. 사실상 앨나일람이 발굴한 물질 5종이 주요국의 심사를 통과하면서, 명실공히 RNAi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