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에 대한 저자의 다양한 이야기와 생각을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자신의 부고를 독특한 이력을 살려 쓰는 법, 삶을 기록하는 것의 중요성, 아버지의 부고를 쓰면서 있었던 에피소드, 부고의 짧은 역사, 더 널리 알려졌어야 하는 작은 영웅의 인생 이야기 등을 담았다. 부고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는 글이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우리의 인생을 어떤 이야기로 채워야 할지, 삶과 죽음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저자가 부고 기사를 작성할 때 세운 원칙이 있다. 삶의 이력을 요약하면서도 그의 삶을 가장 잘 드러내는 이야깃거리를 풍성하게 담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때때로 부고에 유머를 더하기도 하고, 유족의 이야기라도 팩트 체크를 거치기도 했다. 평범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특별한 삶을 살아간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인생에도 이야깃거리가 있음을 전해왔다.
누군가가 죽으면 흔히 고인의 고귀함, 관대함 등을 미사여구로 잔뜩 부풀린다. 그러나 저자는 “누군가가 우리를 애틋하게 기억한다면, 그것은 우리의 성공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때로는 별난 성격, 이상한 습관, 실패, 고집 등이 누군가를 더 오래 기억하게 만든다. ‘부고’는 죽음을 계기로 시작되는 인생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