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발전하면 모든 이들의 생활 수준 또한 함께 높아질 것이라는 생각은 경제 상식처럼 여겨진다. ‘현대 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애덤 스미스는 “더 나은 기계의 도입은 거의 자동적으로 노동자들의 더 높은 임금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영국 철학자이자 정치인인 에드먼드 버크 또한 “상업의 법칙은 자연법칙이자 신의 법칙”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저자들은 “기술 발전의 방향을 정하는 집단은 소수 엘리트층 및 권력가”이며 “진보로 인한 풍요는 그들의 주머니를 불린다”고 꼬집는다. 기술 진보로 일궈낸 번영이 결코 자동적인 과정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아마존’ 같은 거대 기업이 그 증거다. 이들 기업은 생산성을 높인다는 이유로 노동자를 감시하고 업무 일정, 휴식 시간까지 모니터링한다. 새로 개발된 디지털 도구가 이러한 모니터링에 이용되고 있다. 기술이 사회적 복지 수준을 낮추고 민주주의까지 쇠퇴시켰다는 것이 저자들의 주장이다.
새로운 기술은 어떻게 모두에게 이득이 될 수 있을까. 저자들은 “기술이 기존에 인간이 하던 업무를 보조해 인간의 역량을 강화시켜 주고, 새로운 업무를 창출해 내 노동자를 대체하는 것을 상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의 등장을 목격하고 있는 지금,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