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2001년 블랙홀 영상을 찍는 아이디어로 네덜란드에서 과학자에 수여하는 최고의 상인 스피노자상을 받았다. 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블랙홀을 촬영하기 위한 ‘사건 지평선 망원경(EHT)’ 협력단이 결성됐다. 저자는 이 협력단의 유럽연합(EU) 대표이자 과학위원회 의장으로 블랙홀 촬영에 앞장섰다. 책은 달 탐사 영상을 보며 우주에 대한 꿈을 키웠던 저자의 어린 시절부터 최초로 블랙홀을 촬영한 과학자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냉철하면서도 재치있고 유쾌하게 담았다.
책의 전반부에 해당하는 1부와 2부는 오늘날 우리의 우주관을 밝혀준 천문학의 역사와 현대 천문학이 밝혀낸 지식에 대한 여행을 소개한다. 상대성이론, 양자역학 다소 어려운 천문학 관련 지식을 알기 쉽게 풀어썼다. 책의 백미는 3부 ‘이미지로의 여행’. 저자가 어떻게 해서 블랙홀 촬영에 성공했는지를 상세히 소개한다. 최초의 블랙홀 사진을 찍기 위해 수백 명의 천문학자가 수년 동안 무엇을 고민하고 어떻게 문제를 해결했는지를 한 편의 영화처럼 흥미롭게 알려준다.
저자는 과학자이면서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기도 하다. 책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4부에서 과학과 신(神)에 대한 고민, 그리고 천문학이 지금 우리에게 던지는 궁극적인 질문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과학서이지만 저자의 인간적인 매력과 고민까지 느낄 수 있는 인문 교양서로서의 읽을거리도 함께 갖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