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더 일찍 움직였다면 어땠을까. 달러화를 막후 조정하는 연준은 그 자체로 절대권력이다. 감히 평가할 대상이 아니라 그저 분석할 대상이다. 그럼에도 팬데믹 이후 연준의 정책 대응은 계속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시계를 2년 전으로 돌려보자. 제롬 파월 의장은 올해 그랬듯 2년 전에도 잭슨홀 연설을 통해 ‘파격’을 선보였다. 당시 모든 시장 사람들이 입에 올렸던 ‘유연한 평균물가목표제’(Flexible AIT)다.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2% 목표치를 밑돈 이후에는 일정 기간(some time) 2%를 완만하게(moderately) 넘도록 한다”는 식으로 통화정책 방향을 수정하겠다는 게 골자다.
현재 관점에서 보는 미래 기대, 즉 기대인플레이션을 관리하는 통화정책의 본질을 깨고, 평균 개념으로 과거 물가 수준까지 고려해 금리를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물가가 6~7%대 치솟아도 파월 의장이 ‘인플레는 일시적’이라고 주장한 근거가 여기에 있다. 가까운 과거에는 물가 상승률은 1%대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는 1980년대 초 폴 볼커의 매우 엄격한 물가 안정 정책을, 2010년대 초 벤 버냉키의 2% 목표를 향한 선제적인 금리 조정을 모두 깬 것이다. 짧게는 10년 만의, 길게는 40년 만의 정책 대전환인 셈이다. 연준은 그렇게 역대급 돈 풀기를 정당화했다.
‘유연하게’ ‘완만하게’ ‘일정 기간’ 등 애매한 문구투성이였지만, 시장은 과한 비판은 하지 않았다. 연준은 절대권력이라는 믿음이 컸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요즘 월가에서는 AIT를 입에 올리는 인사를 볼 수 없다. 연준이 올해 3월부터 갑자기 금리 인상 드라이브를 걸면서 AIT에 근거해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탓이다. 돈을 풀면서 40년 만의 정책 대전환을 공언했다면 금리 인상기 때도 거기에 기반한 설명이 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다. 시장과 학계 일부에서 나오는 볼멘소리는 연준이 단순히 과격하게 돈줄을 조이는 것 같다는 느낌만은 아닌 셈이다.
최근 연준 인사들은 초강경 긴축 발언만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고,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 시장은 그런 말 한마디에 휘청이고 있다. 웃지 못할 촌극이다. 그러니 절대권력 연준이 그 힘을 오남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것이다. 제레미 시겔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연준은 D학점”이라고 했다.
연준의 실패는 곧 한국의 문제다. 이제 1500원을 바라보는 원·달러 환율이 대표적이다. 지금 같은 상황이면 연준의 공격 긴축에 따른 달러화 폭등이 어디까지 갈지 예측하기 어렵다. 환율 전망 자체가 불가능한 게 냉정한 현실이다. 한국은 이제 최악 시나리오까지 대비해야 할 때다. 특히 막연한 낙관론은 꼭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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