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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지섭 기자] 연일 35도가 높는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면서 봉와직염, 장염 등 감염질환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덥고 습한 여름 날씨에는 세균이 번식하기에 최적의 조건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감염질환은 심할 경우 패혈증에 의한 쇼크로 사망에도 이를 수 있어 사전 예방과 빠른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31일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짧은 의복 착용으로 피부가 외부에 노출되면 상처 발생이 많아지고 이때 입은 상처에 세균이 감염돼 봉와직염 등의 감염성 질환으로 발전하기 쉽다. 봉소염, 연조직염이라고도 하는 봉와직염은 피부의 깊은 부위인 피하 지방층에 세균이 침범한 염증성 질환을 말한다. 황색포도구균, 연쇄구균이 주된 원인균으로 알려져 있고, 대부분 초기에 작은 상처를 통해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작은 상처를 자꾸 손으로 만지고 짜면 세균에 감염돼 봉와직염으로 발전하기 쉽다. 흔히 군대에서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졌지만 잦은 등산, 낚시, 제초작업 등 특별한 환경에 노출되면 발병률이 높다. 또 발에만 생긴다고 생각하지만 신체 피부의 어느 곳에서든 생길 수 있다.
봉와직염 발병 초기에는 발열, 오한, 근육통, 두통, 식욕부진이 나타날 수 있다. 발병 부위에 홍반과 부종이 생기며, 화끈화끈한 느낌과 함께 국소적인 열감을 느끼게 된다. 세균 등 감염에 의해 염증이 생긴 일부 환자들의 경우 염증 반응 이외에도 고름이 생기거나, 병변이 상당히 진행되면 고름주머니(농양)가 나타나기도 한다.
심한 경우 피하 지방층 밑에 있는 근육 등으로 염증이 퍼져 나가고, 균이 전신으로 퍼져 패혈증을 일으키는 등 심각한 상황도 초래한다.
봉와직염은 입원 치료를 원칙으로 하며, 항생제를 주사제로 투여해야 한다. 초기에는 얼음이나 차가운 수건으로 냉찜질을 한 뒤 어느 정도 회복되면 더운 물로 찜질하면서 안정을 취해야 한다. 다리에 생긴 경우 운동을 하거나 오래 걸으면 더욱 심해질 수 있으므로 가급적 발을 의자나 베개 등에 올려놓고 안정을 취해야 한다.
이지현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종종 봉와직염을 무좀으로 생각해 무좀 연고만 바르고 병을 키우는 경우가 있지만 둘은 엄연히 다른 질환”이라며 “봉와직염은 피하지방층의 세균 감염으로 인한 염증이고 무좀은 피부사상균이라는 곰팡이의 피부감염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교수는 “무좀이 있는 경우 봉와직염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무좀 치료를 계속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장염 등 식중독 증상도 여름철 단골 질환으로 꼽힌다. 음식이 부패되기 쉬운 날씨 탓이다. 식중독은 학교식당이나 대중음식점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콜레라균에 의해 발생하는 콜레라는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통해 감염된다. 오염된 손으로 음식을 조리하거나 식사를 해도 감염될 수 있으며, 구토와 설사가 주요 증상이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비브리오균에 오염된 어패류를 먹거나, 비브리오균이 증식하는 해수에 상처가 노출될 경우 발생할 수 있다.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에게 발병할 수 있으며 특히 만성 간질환자나 과도한 음주자에게 흔히 발생한다. 오한과 발열 등이 나타나며 구토, 복통 및 설사가 발생할 수 있고, 수포·궤양·괴사 등 피부 증상이 대부분의 환자에게서 나타난다.
이보인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식중독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것이 가장 많고 알레르기에 의한 것도 적지 않다”며 “일반적으로 오염된 식품을 섭취해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품 구입부터 섭취 단계까지 안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더운 여름철 실온에서는 한 시간만 지나도 세균이 빠르게 증가하기 때문에 식품 장을 볼 때는 가급적 빠르게 마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구매한 식품을 냉장고에 보관하는 경우, 식품 특성 및 냉장고 위치별 온도 등을 고려해 적정한 위치에 넣어야 식품의 신선도를 최대한 유지할 수 있다. 식품 조리 시에는 먼저 손을 깨끗이 씻고, 칼·도마 등 조리기구는 교차오염이 일어나지 않도록 따로 사용해야 한다. 조리한 반찬은 상온 보관 시 4시간 이내에 섭취하고, 끓이거나 볶지 않은 음식은 상온에서 더 빠른 시간 내에 상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