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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상 유유제약 부사장은 17일 “빅데이터 활용은 익숙한 것에 숨어 있는 낯선 가치를 찾는 것”라며 이같이 밝혔다. 유유제약 오너 3세인 유 부사장은 미국에서 MBA 학위를 받은 뒤 2009년 유유제약 입사했다. 이후 유 부사장은 빅데이터 등 선진 마케팅 기법을 의약품 영업·마케팅에 활용하는 등 유유제약 내에서 혁신을 이끌고 있다.
유 부사장이 선진 마케팅 기법을 활용해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사례가 ‘베노플러스겔’이다. 그는 어린이용 소염진통제였던 베노플러스겔을 여성용 ‘멍 빼는 약’으로 환골탈태시켰다. 이와 관련, 유 부사장은 “빅데이터를 분석해 보니 베노플러스와 ‘멍’ ‘붓기’ ‘쇠고기’ ‘계란’ ‘성형수술’ ‘연휴’ 등의 키워드가 나왔다”며 “20~30대 여성들이 긴 명절 연휴에 간단한 성형수술을 받고 연휴가 끝나기 전에 멍이나 붓기를 빨리 빼기 위해 다양한 민간요법을 쓴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이후 유유제약은 베노플러스의 패키지 디자인을 20~30대 여성들의 눈길을 끌 수 있도록 바꿨고 여기에 맞게 광고도 제작했다. 그 결과 베노플러스는 매출이 전년 대비 60% 늘어났고 현재는 ‘멍 연고’ 대표 품목으로 자리잡았다.
유 부사장은 최근 약국에 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효율적인 약국 운영방안을 발표했다. 편의점 상비약 제도가 도입되면서 24시간 약국 운영에 대해 약사들 사이에서 이견이 있는 상황이었다. 유 부사장은 경기도 내 약국과 병원, 편의점의 위치정보와 포털 검색결과 등을 활용해 소비자들의 약국 이용 트렌드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일요일’ ‘약국 영업시간’ ‘문 여는 약국’ 등의 키워드가 나왔다. 유 부사장은 “병원 주변에만 몰려 있는 약국이 각 동네마다 퍼져 있는 편의점과 상비약 경쟁을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대신 휴일에 몇 시간이라도 문을 여는 것이 약국 매출을 늘리는 방법이라는 결론이 나왔다”고 말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한 것이다. 유 부사장은 “막연하게 추측하던 내용이었는데 실제 데이터 분석을 통해 대응법을 제시하니 약사들의 호응이 컸다”며 “여기에 쓰인 데이터는 누구나 접근이 가능한 데이터였다”고 말했다.
유 부사장은 의약품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는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질환정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의약품 처방 정보를 비롯해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트위터 같은 SNS 정보, 포털 검색어 등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는 충분하다”며 “빅데이터 활용의 관건은 데이터 양뿐만 아니라 수집한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하느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부터 구체적이고 명확한 목표를 세워 놓고 그 방향에 맞춰 데이터를 분석해야 의미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처음부터 막연하게 시작을 하면 데이터 속에서 방향을 잃고 시간과 비용만 허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 부사장은 “빅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대로 된 데이터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알고리즘이 아무리 훌륭하다고 해도 이용할 수 있는 정보의 질이 좋지 않으면 잘못된 결과를 도출할 수밖에 없기 때문. 그는 “국내에는 의료정보가 잘 구축돼 있어 활용 가능한 데이터는 무궁무진하다”며 “하지만 개인정보보호 측면에서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