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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돈을 돌게 만드는 정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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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위원I 2015.05.21 03:00:01
갈 곳이 없어 시중에 떠도는 자금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지난 3월 시중 현금에 인출이 자유로운 은행의 수시입출식 및 요구불 예금을 합친 협의통화(M1)가 총유동성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7%를 기록했다. 2007년 3월(21.5%)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게 한국은행의 설명이다. M1은 지난 3월 평잔기준 600조719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5% 증가해 600조원 선을 돌파했다. 자금 흐름이 체증에 걸려 있다는 얘기나 마찬가지다.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하의 여파로 자금이 많이 풀렸음에도 불구하고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금을 끌어들일 만큼 소비나 투자 요인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은행 창구를 통해 돈이 풀리면 나름대로 수요처를 찾아 유통될 것이라는 애초의 기대가 크게 빗나간 셈이다. 당국의 금리인하 정책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제대로 물꼬를 터주지 않는다면 이러한 부동자금이 언제라도 투기성 자금으로 변할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게 문제다. 그렇게 본다면, 실물경제는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데도 증시로 돈이 몰리는 현상에 박수만 칠 것도 아니다. 한탕을 노리고 달려든 자금이라면 언제라도 썰물처럼 빠지기 십상이다. 부동산 시장에 있어서도 자칫 적정한 수준을 넘어 투기성으로 변할 조짐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기업이나 가계가 돈을 쓰지 않고 현금성으로 묶어둔 것은 경제의 앞날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는 탓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15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5%에서 0.5%포인트 내린 3.0%로 하향 조정한 것도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한다. 사상 최저수준의 저금리에 국제유가 하락 추세가 이어지는 데도 경기는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갑에 돈이 있다고 아무렇게나 쓸 사람은 거의 없다. 더구나 이미 1000조원 규모를 훌쩍 넘어선 가계부채가 집집마다 부담으로 억누르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가 확고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정책 혼선만 빚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무엇보다 돈을 돌게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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