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간 워커힐을 운영해온 국내 면세점 3위 업체 SK네트웍스는 독과점 논란이나 경영 관리 능력면에서 경쟁후보들보다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지난 2월 KT렌탈을 놓친 후유증이 생각보다 커 이번 시내 면세점 유치 전략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입지 선정이 늦어진 이유다.
◇KT렌탈 놓친 SK네트웍스, 면세점 후보지 선정 고심
SK네트웍스 관계자는 19일 “해당 사업부서에서 (시내 면세점) 후보지를 압축했고 최종 확정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SK네트웍스는 앞서 지난달 25일 신촌·홍대 등 서울 서부 지역과 SK 건물들이 위치한 광화문 등 도심지역을 유력 후보지로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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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경쟁업체들은 잇따라 면세점 입지 후보지를 발표하며 경쟁에서 한발 앞서 나가고 있다. 호텔신라(008770)는 현대산업(012630)개발과 합작해 시내 면세점 법인 ‘HDC신라면세점’을 설립하고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에 약 1만2000㎡의 국내 최대 규모 면세점을 마련하겠다고 나섰다.
현대백화점(069960)그룹은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2개층을 리모델링해 강남권 최대 규모의 고품격 면세점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SC은행 제일지점을 매입한 신세계(004170)는 강북 신세계백화점 본점을 후보지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면세점 기업 WDF(World Duty Free) 인수가 무산된 롯데쇼핑(023530)은 오는 12월 소공동·잠실 면세점 특허가 만료되는 만큼 이번 신규 시내 면세점 유치에 남은 역량을 모두 쏟아부을 것으로 예상된다.
◇“워커힐 23년 노하우..중국 관광객 선호도 높아”
SK네트웍스는 경쟁업체들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준비된 업체’라는 점을 부각하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23년간 워커힐면세점을 운영하면서 상당한 노하우를 축적했다”며 “워커힐은 입지적으로 다소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시내 면세점 중에서 꾸준히 높은 성장률을 달성하고 있고 중국인 관광객들의 선호도나 인지도, 재방문율 등이 업계 평균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워커힐 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은 2632억원으로 전년(1880억원) 대비 40% 증가했다. 특히 중국 국적 고객 매출이 약 80%를 차지할 정도로 요우커(游客, 중국인 관광객) 공략에 강점을 갖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면세점 매출의 32%를 차지한 시계·보석 상품군을 특화하기 위해 지난 2월 시계·보석 전문 부티크를 전면 리뉴얼했다. 오는 11월이면 워커힐 면세점 1~2층 리뉴얼을 마치고 그랜드 오픈할 예정이다. 국산품의 비중을 43%까지 끌어올린 점도 주목할 만하다.
면세점 시장 선도업체인 롯데와 호텔신라는 과점에 따른 특혜 논란이 있을 수 있고 현대백화점이나 신세계, 한화갤러리아는 면세점 운영 노하우 측면에서 뒤쳐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SK의 면세점 신규 유치 가능성은 작지 않다는 평가다.
관세청은 오는 6월 1일 시내면세점 입찰을 받아 늦어도 7월 안에 신규 사업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해당 업체에는 향후 5년간의 면세점 운영권이 주어진다.
지난해 전국 면세점 총 매출액은 8조3077억원으로 전년대비 21.6% 증가했다. 최근 3년간의 평균 성장률 14.7%를 적용하면 올해 매출은 무난히 9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시내면세점 매출은 5조3893억원으로 전체 면세점 시장의 65%를 차지했으며 전년 대비 32.2%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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