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올 상반기부터 인문계 대학 졸업생을 대상으로 도입한 신입사원 상시 공채 제도를 시작했다. 하반기에도 지난 12일 서류접수를 마감한 대졸 신입 공채와는 별도로 인문계 위주의 7개 부문은 상시 채용키로 했다. 대상은 △개발·플랜트 부문을 뺀 △경영지원 △재경 △IT △국내영업/서비스 △국외영업 △마케팅 △상품기획이다.
현대차는 대기업 공채로는 생소할 수 있는 이 제도의 정착을 위해 매달 1회 서류전형 결과를 발표하고, 인적성검사(HMAT)도 월 2회씩 미리 공지키로 했다. 또 공채 시즌에 맞춰 대규모 채용설명회(잡페어)를 열고 서류전형 면제 혜택 등을 내건 5분 자기PR 등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여기에 오는 10월부터 ‘에이치 이노배이터(H Innovator)’ 인턴십 프로그램과 연중 상시 시행하는 더 에이치(The H)‘ 채널을 통해서도 인재를 찾아 나선다.
이 제도는 최근의 젊은 층의 취업경쟁 심화와 이에 따른 ’스펙‘ 인플레이션 등 부작용을 줄이고 실무에 즉시 투입할 정도로 준비된 인력을 뽑겠다는 취지다. 현대차는 이 대신 자기소개서 항목에서 사진, 가족사항, 외국거주경험 등 직무와 무관한 13개를 삭제했다.
현대차는 이와 함께 매년 국외에서 유학하거나 일하는 경력사원 채용을 위해 ‘현대 글로벌 톱 탤런트 포럼’도 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상반기 상시 공채 제도를 처음 시행한 결과, 지원자의 직무 고민 폭이 깊어지고 실무자도 분야별 핵심 역량을 주도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평가가 있었다”며 “이를 통해 취업 그 자체보다는 본인이 도전하려는 직무에 대한 확고한 주관을 가진 사람을 선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이런 시도는 다른 계열사로도 확대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원래 다른 그룹사의 통합 공채 대신 현대차와 기아차(000270), 현대모비스(012330) 등 계열사가 별도 모집을 해왔다.
역시 지난 12일 서류접수를 마감하고 한창 진행 중인 기아차도 올 하반기 대졸 신입 공채 때 직군별로 K(창의)형, I(소통)형, A(모험)형으로 구분하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
상품, 마케팅, 국내외 영업 부문은 K형으로, 생산공장, 기술, 품질, 구매는 I형, 경영기획, 경영지원, 홍보, 재경, 정보기술 등은 A형으로 구분해 별도의 전형을 진행하는 부분적인 맞춤형 채용이다. 가령 I형 채용 땐 면접 대상자가 실제 공장을 견학하는 프로그램이 추가된다.
기아차도 현대차처럼 상시 제도를 전면 도입하는 것은 아니지만, 채용 홈페이지에 아무 때나 지원서를 등록하는 상시 채용도 일부 도입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직무에 가장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기 위한 것”이라며, “단순한 ‘스펙’보다는 각각의 직무에서 요구하는 역량을 보유하고 기아차에 대한 열정을 가진 지원자를 뽑겠다”고 말했다.
다른 계열사도 이달 초중순 일제히 서류접수를 마감하고 인재 채용에 나섰다. 현대·기아차처럼 상시 채용 제도를 도입하지는 않았으나 회사에 따라 맞춤형 열린 채용이 확대됐다. 현대글로비스(086280)는 올 서류접수 때부터 사진과 어학점수, 가족신상 등 개인능력 판단에 불필요한 개인정보를 배제했고, 현대건설(000720)도 외국어 면접이 있을 뿐 서류전형에선 어학성적 제한을 뺐다. 전공·한자 시험도 HMAT로 대체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신입 공채 규모를 8600명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약 100명 많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최근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공사 부지 인수를 확정하고 2023년 전후까지 신사옥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를 짓기로 하면서 10년 후 임직원의 근무지가 조금씩 조정될 전망이다. 서울과 수도권에 흩어진 서울지역 사무소가 이곳으로 통합되고, 현재의 양재동 사옥엔 연구·개발직이 일부 이주할 것으로 전망된다.
|
▶ 관련기사 ◀
☞[주간증시전망]쉽지 않은 박스권 탈출 시도
☞주식에 ‘올인‘ 투자자 박씨, 명퇴도 두렵지 않다.
☞운용업계 "현대차 삼성동 부지 매입, 황제경영의 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