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던 어느날 한 방송사로부터 자신이 진행하던 유일한 방송 프로그램이 종료됐다는 것을 일주일 전에 통보받았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제 개그맨으로서는 가망이 없고 앞으로 뭘하고 살까”를 고민하며 서울 광화문 광장을 지나다 우연히 한 업체에서 운영하던 야외 무대를 발견했다.
그 순간 운명처럼 그 야외 무대에 어떤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서고 말겠다는 오기와 욕심이 발동했다. 무대에 서고 싶다는 일념으로 밤새워 만든 제안서를 운영업체에 제출하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4개월을 기다렸다. 마침내 답변이 왔다. 하지만 단 2번만 무대를 사용하도 좋다는 조건부 통보였다. 이때 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알게 된 잘나가는 지인들을 무대 강연자로 섭외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이후 개그맨이라는 애욕이 서린 미덥지 않은 자신의 타이틀을 과감하게 떼버렸다. 그리고 자신에게 본인이 만들어낸 새로운 직업을 붙였다. ‘소통테이너’. 소통과 엔터테이너를 합친 말이다. 소통테이너는 고객에게 웃음과 유머를 선사하는 엔터테이너로서, 무대에 선 사람과 관객간 커뮤니케이션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것이 주업이다.
개그맨 출신 오종철(43) 에이트 스프링스 대표는 스스로를 “대한민국에서 소통테이너라는 직업을 처음 만든 사람”이며 “아직까지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일한 소통테이너”라고 소개했다. 그러다보니 경쟁회사나 경쟁자가 전무한 완벽한 ‘블루오션’ 분야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다.
“개그맨 오종철으로 불릴 때는 이미 세상이 규정한 개그맨이라는 직업 세계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사느라 행복할수가 없었다. 하지만 개그맨이라는 직업을 떼어 버리고 오종철 개그로 거듭나게 되면서 행복을 되찾았다.”
오종철 소통테이너는 “나만의 매력, 나만의 분야에서 독보적인 개인 브랜드를 갖추는 게 현대인들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만의 독자적인 분야를 개척하다보니 소통테이너라는 분야를 스스로 창조할 수 있었다”며 “유일한 경쟁자는 나 자신 뿐”이라고 설명했다.
오종철 대표가 주력으로 하는 사업은 관객과 시청자, 고객들에게 웃음과 유머를 뛰어넘는 감동과 눈물을 동시에 선사하는 공연, 콘서트, 미팅, 쇼, 여행 등을 기획, 운영, 참여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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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그가 최근 소통테이너로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사업은 모나콘이다. 모나콘은 ‘모발 나눔 콘서트’의 준말. 오종철 대표는 “가발 하나가 보통 200만원 정도 하는 고가이기 때문에 가발을 필요로 하는 상당수 소아암 환자들이 이를 구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콘서트 수익금으로 이들에게 가발을 선물하자는 의도에서 콘서트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신 기존의 불우 이웃들을 돕는 개념의 어정쩡한 콘서트 형식에서 완전하게 탈피했다. 콘서트 티켓 가격인 1만원이 아깝지 않도록 재미있고 감동적인 내용으로 콘서트를 만든다. 무언극에서부터 오 대표의 강의, 인디 밴드 등으로 구성했다. 매달 한번씩 열리는 이 콘서트는 이미 16회를 넘어섰다.
이 콘서트에 참여한 고객들은 “좋은 콘서트를 즐기고 1만원으로 사회에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있어 마음이 뿌듯하다”는 반응이다. 오 대표의 취지에 공감한 가발업체 하이모는 가발 가격을 절반 가격으로 내놓고 있다. 현대차(005380), 삼성디스플레이를 포함한 국내 주요 기업들로부터 콘서트를 해달라는 주문이 이어지고 있을 정도로 호응이 뜨겁다. “기부라는 취지도 취지지만 콘서트가 감동적이고 재미있기 때문에 기업들로부터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게 오 대표의 설명이다.
위메프 문화 콘서트는 매주 패션 페스티벌, 뮤지컬, 독특한 여행을 소개하는 청춘여담, 연예 등을 다루는 차별화된 콘서트다. 관객들과 함께 만들고, 나누고, 즐기는 콘서트 형태로 진행하다 보니 특히 20~30대 청춘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이 콘서트에서는 돈을 거의 쓰지 않고 여행을 다녀온 청춘들의 경험담을 듣고 3개월에 1명씩 뽑아 무료로 세계여행을 보내주고 있다. 콘서트 비용은 위메프가 전액 지원하고 있다. 오 대표는 “기업 입장에서는 고객들을 직접 만날 수 있고, 고객들이 무엇을 원하는 지를 체험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라는 점에서 효과가 좋다”고 귀띔했다.
엄마대학은 1~6세 아이를 둔 엄마들에게 육아에 필요한 상식을 교육하고자 만들어졌다. 콘서트 형태로 운영되며 각 분야 전문가들이 강사로 나와 엄마들에게 강연을 무료로 해준다.
오 대표는 “대가족이 붕괴되고 핵가족 사회로 변화면서 정작 아기를 키워야 할 엄마들이 육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게 되면서 문제가 생기고 있다”며 “이에 대한 해법을 찾아보고자 교육콘서트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엄마대학 운영에 필요한 비용은 마찬가지로 기업체들로부터 후원을 받고 있다.
‘꼴찌들의 통쾌한 승리’라는 뜻의 꼴통쇼는 오 대표가 이영석 총각네 야채가게 사장등과 함께 진행하는 토크쇼다. 2주에 한번씩 녹화해 팟케스트 형태로 운영된다.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행동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고 솔직하게 들려주는 장을 마련해보고자 토크쇼를 생각하게 됐다”는 게 오 대표의 설명이다. 특히 청춘들에게 나약한 마음을 벗어던지고 도전의식을 심어주자는 차원에서 시작했다. 이 쇼에 격주마다 새로 등장하는 꼴통 마스터는 관객들에게 어려운 임무를 부여하기도 한다.
매달 운영하는 설북열차는 기차 8칸을 전세내 8명의 작가들과 독자들이 지방으로 함께 열차여행을 하는 모임이다. 각 칸마다 작가 1명씩 나눠 탑승해 토크쇼를 20분씩 진행한다. 20분이 끝나면 각 작가는 다음 칸으로 이동해 또다른 독자들과 만난다. 이런 식으로 토크쇼를 진행해 열차 여행이 끝날 무렵이면 독자들은 8명의 참여 작가 모두와 만남을 갖게 된다.
오 대표는 소통테이너로서 소통의 중요성을 인터뷰 내내 강조했다. “소통에는 크게 세가지가 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남과의 소통을 포함해 나와의 소통, 자신이 하는 일과의 소통이 그것이다.”
오 대표는 소통테이너로서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이 세가지 소통을 제대로 할수 있도록 재미있고 행복한 콘서트등 소통의 장을 기획, 운영하는 것이 나의 운명이자 천직”이라며 “소통테이너들이 많아질수록 세상은 더욱 행복하고 아름다워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최규상 소장의 유머콕칭!]
한 사람의 꿈은 꿈이지만 만인의 꿈은 현실이라고 징기스칸은 말했다. 그는 사람들을 꿈을 자극하고 연결시켜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블루오션을 창출해야 한다. 스티브잡스는 대박제품을 만들어 떼 돈을 벌 생각으로 시작하지 않았다. 대신 우주에 흔적을 남길 정도도 엄청난 물건을 만들자는 꿈을 설정했다. 꿈을 팔기 위해 꿈을 연결해야 한다.
2. 차이만을 만들지 말고 차원을 만들어라.
그는 다른 개그맨들과 달라지려고 하지 않았다. 대신 자신의 특기인 유머와 위트를 바탕으로 나눔 토크콘서트를 창조했다. 나아가 이를 기업교육에 활용하며 세상에 없는 자신만의 업을 만들었다. 내가 하는 일은 남과 다르기만하기만 한가? 아니면 다른 디멘션(Dimension)을 만들었는가? 이제 기업은 사람을 행복하게 감동시키는 다른 차원으로 승부해야 한다.
3. 밝은 에너지로 승부하라.
리더라면 누구를 만나더라도 헤어질 때 상대가 좋은 기분을 갖게 해야 한다. 리더는 긍정적 에너지를 전염시켜야 한다. 오종철대표는 밝은 얼굴, 기분좋은 말, 희망적인 꿈, 에너지 넘치는 열정이 있다. 지금 당장 자신의 얼굴에서 웃음을 찾아보자. 사람을 향해 웃는 리더의 웃음은 조직의 에너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