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재테크로써 보험에 대한 시각이 다양하다. 이는 보험이 결국 ‘확률 게임’이기 때문이다. 미래에 있을지 모를 불행에 대비해 보험을 들지만 사고가 없을 확률도 크다. 평생 무탈하게 살면 행복한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낸 보험금을 타지 못하니 아까울 수 있다.
이번주 ‘재테크 직구토크’는 ‘가입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인 보험에 대해 집중 해부했다. 지난달 23일 저녁 서울 압구정동 AIA생명 본사에서 진행된 직구토크에는 박용운 AIA생명 매니저, PCA생명 김선화 FC, 흥국생명 김법민 FC 등 업계에서 잘 나가는 억대 보험설계사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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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선화 기자(이하 성)=그동안 직구토크를 진행하면서 가장 말이 많았던 것이 보험 상품이다. 이런 오해를 풀고 제대로 보험을 이해 해보자는 취지에서 오늘 자리를 마련했다. 먼저 보험은 사업비에 대한 거부감이 강하다. 보험은 다른 상품과 달리, 고객이 내는 원금에서 사업비를 빼고 나머지 금액이 쌓이는 구조다. 사업비가 고스란히 보험설계사의 인건비인가. 여기 모이신 분들도 억대 연봉이신데, 어떻게 가능한가.
▶박용운 매니저(이하 박)=고객들이 낸 사업비를 모두 합쳐 보험설계사의 연봉이 되는 것은 아니다. 회사마다 차이가 있고, 직급마다 차이가 있다. 회사에서 일정 부분 운영비를 떼고 나머지 금액을 장기로 분할해서 지급한다. 게다가 환수 부분도 생각해야 한다. 만약 고객 관리를 잘못해서 계약 해지가 들어오면 다음날 월급에서 바로 깎이게 된다. 납입금이 줄어도 마찬가지다. 만약 고객이 월 50만원씩 보험료를 내다가 10만원으로 줄여도 40만원에 대해 환수가 들어간다. 고객 유지를 위해 노력이 필요하다.
▶성=직접 가입한 상품 중에 변액유니버셜 보험이 있는데, 보험 중에서 가장 사업비가 높다고 한다. 확인해 보니 무려 13%에 달했다. 그럼에도 가입해야 할 이유가 있나.
▶김선화(이하 김)=물론 변액유니버셜은 사업비가 높은 편이다. 하지만 사업비가 낮은 게 꼭 좋은 것인지 의문이다. 다른 분들의 의견은 어떤가.
▶김법민(이하 민)=어찌보면 펀드 수수료가 더 높을 수 있다. 전체 금액에서 떼는 것과 달달이 떼는 것의 차이다. 펀드는 전체 금액에서 이득이 난 것에 대해 수수료를 떼니까 적립금이 커지면 커질수록 수수료도 커진다. 적립액이 억대로 쌓이면 수수료도 그만큼 높아진다. 특히 운용 보수 수수료는 매일 떼어가니까 펀드는 오래 가져가면 수수료가 감당이 안 된다.
▶김=보험사의 사업비는 7년 이후부터 점점 줄어든다. 7년을 기준으로 할 때, 그 전에는 펀드의 실질 수익률이 더 높을 수 있겠지만 그 이후로는 보험의 수익률이 훨씬 높아지게 된다.
▶성=높은 사업비 때문에 저축성 보험은 아예 가입하지 말란 얘기도 나왔다.
▶박=꼭 강조하고 싶은 것은, 보험은 장기간 가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적금 등 은행 상품은 소비형 저축이다. 무엇을 소비하기 위해서 적금을 든다. 보험 설계사들 교육을 할 때도 고객들에게 적금 상품은 반드시 권유하라고 한다. 왜냐면 유동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적금과 보험은 가입 목적 자체가 다르다. 보험의 높은 사업비는 일종의 기회 비용이라고 보며 된다. 그 대신 복리와 비과세의 혜택을 받는 것이다.
▶김=2년이나 3년, 단기간 동안 복리 상품은 큰 의미가 없다. 은행에서 고객들이 복리 상품을 원하니까 단기 복리 상품을 내놓기는 하지만, 복리는 장기로 가야 이득을 본다. 특히 비과세와 복리 효과가 합쳐져야 보험의 혜택이 배가되는 것이다. 보험은 가입하고 그냥 잊어버려야 한다.
◇암 보험, 꼭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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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되묻고 싶은 것이 암보험에 가입하지 말라는 사람들은 왜 그런가. 그 이유가 더 궁금하다.
▶성=그러니까 가입해도 실질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적다는 것이다. 암보험의 특약으로 정해놓은 혜택의 범위가 지극히 한정적이라는 것이다.
▶박=암보험에 대해 잘 모르고 하는 얘기들이다. 암보험만큼 돈을 잘 주는 것도 없다. 게다가 암은 발병 항목이 다 정해져 있다. 요새는 희귀암까지도 다 가입할 수 있게 돼 있다. 특히 최근들어 젊은 층의 암 발병률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암 발병률 증가는 통계적으로 증명돼 나오는 수치다.
▶성=궁금한 점은 만약 암 보험에 가입했는데 암에 걸리지 않았다면 그때까지 낸 돈은 돌려받을 수 있나.
▶민=상품마다 다르다. 돌려받을 수 있는 있고, 없는 것도 있고. 하지만 돌려받을 수 있는 것은 납입금이 더 많다.
▶성=돈을 못 돌려받는다면 그동안 낸 돈이 아까울 수도 있겠다.
▶김=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암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잘 지내는 기간 동안 리스크를 보험 회사에 이전시킨 것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박=처음 보험 일을 시작했을 때 큰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다. 장례식도 끝나기 전에 사촌 누나에게 전화가 왔다. 49재도 안 지냈는데 가입된 보험금이 얼마인지 물어봤다. 솔직히 상위 1% 부자라면 암 보험이 필요가 없다. 돈이 있으면 훨씬 더 고가의 치료를 얼마든지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일반 직장인들이라면 가장 먼저 들어야 하는 것이 암 보험이다.
▶성=그렇다면 직장인이 1순위로 가입해야 하는 보험은 뭔가. 암보험인가.
▶김=아니다. 실손보험이다. 암보험과 실손보험은 함께 가야한다. 진짜 보험에 관심이 없다가도 자기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그때서야 보험 설계사들에게 전화를 한다.
▶민=담당 고객 중에 살인 사건에 연루된 분이 있었다. 친구 지간에 보험금을 노린 살인 사건이라 혐의를 받았다. 그때도 장례식도 끝나기 전에 보험금이 얼마냐고 묻더라.
▶성=직접 실손보험에 가입하긴 했는데,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없는지 헛갈린다. 최근에 병원에 간일도 있었다.
▶민=그렇기 때문에 내 경우엔 고객들에게 병원에 갈 일이 생기면 얘기를 해달라고 한다. 약정을 확인하고 보험비 지급이 되는지 되지 않는지를 확인해 준다.
▶성=최근에 병원에 간 적이 있는데, 실손 보험은 생각도 못했다.
▶김=걱정할 필요 없다. 영수증만 있으면 된다. 카드사 결제 영수증이 아니라 병원 영수증이다. (웃음) 고객과 주기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보험설계사들이 그래서 고객에게 자주 연락을 하는 것이다. 처음에 종합 재무설계를 해주더라도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저축성 보험에 월 600만원씩 납입
▶성=저축성 보험은 어떤가. 개인적으로 사업비가 높은 변액유니버셜 상품 추천을 받아 납입 중이다.
▶김=저축성 보험에는 공시이율 상품과 투자상품이 있다. 공시이률 상품은 처음부터 투자 수익률이 정해진 것이다. 적립금이 커졌는데 펀드에 투자해서 5~6% 수익이 난다. 변액은 적립금이 본인이 선택한 펀드에 투자 되는 상품이다. 변액은 매달 적립식을 매달 펀드에 투자하는 것. 투자상품이기 때문에 변액보험을 판매하려고 하면 자격증이 필요하다.
▶민=지금 은행에 가입한 실수익은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마이너스 저축이다. 일시적으로 수익률이 낮을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수익률이 높다.
▶성=그렇다면 직장인들이 가장 먼저 들어야 하는 저축성 보험이 변액유니버셜인가.
▶박=고객의 성향에 따라 다른 것 같다. 수익률이 낮더라도 일반 공시이률 상품에 가입하는 게 낫다고 한다면 변액 상품은 맞지 않다.
▶성=여기 계신 분들이 다들 저축성 보험에 가입했나.
▶김=물론이다. 남편과 둘이 합쳐서 한 달에 600만원씩 보험상품에 가입하고 있다. 변액에 300만원을 붓고 있다. 나머지 연금 상품에도 목적에 따라 나눠서 가입 했다.
▶박=나 역시 아내와 합쳐서 월 600만원 정도 납입하고 있다. 종신보험도 5억원이다. 만약 지금 내가 사망하면 아내는 5억원을 타게 되는 것이다. 보장성이 70만원 정도다. 저축성은 변액도 200만원씩 넣고 있다. 주식 연동에 100% 올인한다. 이것 역시 사람의 성향에 따라 다르다.
▶민=개인적으로 저축성보험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 하나도 하지 않는다. 보험은 보장성이라는 생각이 크다. 재테크는 펀드, 장외주식 쪽으로 하고 있다. 목돈을 모아놓고 나중에 즉시연금에 가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