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연이틀 반등했다. 미국 경제지표 부진에도 불구하고 살아난 어닝시즌 기대와 영국, 중국 등의 지표 호조가 힘을 실어줬다.
9일(현지시간) 다우지수가 전일대비 59.98포인트, 0.41% 상승한 1만4673.46으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15.61포인트, 0.48% 뛴 3237.86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일보다 5.54포인트, 0.35% 높은 1568.61을 기록했다. 특히 다우와 S&P500지수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새롭게 썼다.
개장전 발표된 영국의 2월중 산업생산이 예상외의 호조세를 보인데다 전날 장 마감 이후 알코아의 실적이 우려에 비해 선방한 것이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되살리는 계기가 됐다.
또한 중국의 인플레 지표가 안정되면서 기존의 통화부양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도 한 몫했다.
그러나 프랑스 1분기 성장에 대한 우려와 미국의 2월 도매재고 급감 등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또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3월 고용지표 둔화에도 불구하고 양적완화를 축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낸 것도 지수 상승폭을 제한했다.
모든 업종들이 상승한 가운데 특히 소재와 에너지주 강세를 두드러졌다. 전날 장 마감 이후 양호한 실적을 공개했던 알코아는 장중 등락을 거듭하며 강보합권으로 마쳤다.
또한 올해 실적 전망치를 시장 기대보다 높은 수준을 제시한 퍼스트 솔라는 무려 46%에 가까운 급등세를 보였고, 이 덕에 동종 업종인 선텍파워와 LDK솔라도 각각 32.56%, 24.3% 동반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허벌라이프는 KPMG가 감사인을 그만 두기로 했다는 소식에 4% 가까이 하락했고, JC페니 역시 전 최고경영자(CEO)인 마이런 울만이 회복한다는 소식에 12% 이상 하락했다. 다만 스케처스는 허벌라이프와 같이 KPMG가 감사인을 그만 둔다는 소식에도 1.86% 올랐다.
◇ “英경제 1분기 0.1% 성장..트리플 딥 면할듯”
영국 유력 씽크탱크인 국립경제사회연구소(NIESR)가 영국의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플러스 0.1%를 기록해 최악의 트리플 딥을 면할 것으로 전망했다.
NIESR은 이날 영국 경제가 1분기중에 0.1% 성장하며 작년 4분기 마이너스 성장에서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1차 예상치로, 최종 전망치는 오는 25일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앞서 많은 전문가들은 영국 경제가 1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며 최근 5년 내에 3번째 경기 침체기에 빠질 것으로 우려한 바 있다.
NIESR은 “영국의 1분기 전체 GDP 성장세가 지난 2월말까지 추정한 3개월간의 성장세와 거의 같은 속도로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날 발표된 2월중 영국 산업생산은 에너지와 제조업 부문이 호조를 보이며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반등세를 보인 바 있다.
◇ 美 도매재고, 17개월래 최저..재정불확실성 탓
미국의 지난 2월중 도매재고가 1년 5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일부 도매판매가 늘어난 덕이기도 하지만, 재정정책 불확실성으로 기업 지출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재고 비축을 제한한 영향이 컸다.
미국 상무부는 이날 지난 2월중 미국의 도매재고가 0.3%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1월의 0.8% 증가에서 감소로 급선회한 것으로, 0.5% 증가할 것이라던 시장 예상치에도 크게 못미친 것이다. 특히 이는 지난 2011년 9월 이후 1년 5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또 1월 수치도 종전 1.2% 증가에서 하향 조정됐다.
자동차 부품이나 기업 설비 등 내구재 재고는 0.2% 늘어난 반면 의약품과 농산물 등 비내구재 재고는 0.9%나 크게 줄었다.
이처럼 기업들이 재고 쌓기를 꺼리면서 판매가 더 빨리 늘어난 상대적인 재고 비율도 낮아지는 모습이었다. 실제 도매판매를 감안한 도매재고 비율은 1.19개월치로, 앞선 2월의 1.21개월에 비해 소폭 줄었다.
◇ 피치, 中 위안화 채권 등급강등..대출급증 ‘빨간불’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피치사가 중국의 자국통화표시 장기채권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빠른 대출 증가에 따른 위험을 반영한 결과다.
피치는 이날 중국에 대한 평정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장기 자국통화표시 채권의 신용등급을 종전 ‘AA-’에서 ‘A+’로 한 단계 강등했다고 밝혔다. 다만 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유지해 추가 강등 가능성을 열어 놓지 않았다.
피치는 “은행은 물론이고 다른 형태의 대출이 늘어나는 것은 금융 안정성 측면에서 큰 위험인 만큼 중국의 금융 안정성에 대한 리스크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며 은행권과 비은행권 금융기관들에서의 빠른 신용 확대에 따른 위험성을 경고했다. 현재 중국 은행권 대출규모는 작년말 중국의 국내총생산(GDP)대비 135.7%에 이르고 있다. 이는 이머징 국가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한 각종 그림자금융(shadow banking)을 포함한 총 대출은 GDP대비 198%까지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아울러 피치는 중국의 지방정부 부채도 작년말 GDP대비 25.1%까지 늘어나면서 총 정부부채도 GDP대비 49.2%까지 늘었다고 말했다. 다만 피치는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인 외화표시 신용등급은 종전대로 ‘A+’로 유지했다. 이에 대해 “여전히 중국은 작년말 3조3870억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불러드 “봄철 경기둔화 판단 일러..QE 축소해야”
지난 3월 고용지표 부진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또다시 봄철 경기 둔화현상을 보일 것이라고 판단하기 이르다고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말했다.
불러드 총재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3월 비농업 취업자수 증가폭이 크게 둔화됐지만, 한 달 지표만으로는 판단하기 이르다”며 “올해 안에 실업률이 7% 아래로 내려갈 것이라는 기존 전망은 그대로 유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 경제는 지난 몇년간 연초 회복세를 보이다 봄부터 둔화국면으로 진입하는 현상을 반복했는데, 올해도 이런 현상을 보일 것으로 판단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른 감이 있다”고도 했다. 그는 유로존 경제가 최근 몇년전보다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미국도 고용지표 외에 다른 경제지표들이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개인적으로 경기가 개선됨에 따라 양적완화의 속도도 조절하는 게 옳다고 본다”며 매파적인 성향을 재확인했다. 다만 불러드 총재 역시 “실업률이 7.7%에서 7.6%로 하락하긴 했지만, 이는 많은 미국인들이 일자리 찾기를 포기한데 따른 것이라는 점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 “G8 국가들, 北 도발행동 거부..외교해법 촉구”
주요 7개국(G7)과 러시아로 구성된 G8 국가들이 북한의 도발적 행동을 거부하고 외교적 해법을 통해 긴장을 해소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로 의견을 모을 것으로 알려졌다.
알렉산더 루카세비치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현지 언론인 RIA와의 인터뷰에서 이번주 후반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G8 외무장관회의에서 이들 국가들이 이같이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고 밝혔다. G8에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러시아가 속해있다.
루카세비치 대변인은 “러시아는 G8 파트너 국가들과 북한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의 최근 도발적이고 호전적인 행동들에 대해 거부하는데 의견 일치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와 함께 우리는 한반도와 그 주변지역에서의 긴장 해소를 위해 정치적이고도 외교적인 노력을 포기해선 안되며 그 이외의 다른 대안은 동북아지역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는 점도 합의할 것”이라며 외교적 해법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북한의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을 용납할 수 없다는 뜻을 재차 확인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인테르팍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핵 폭발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단순한 농담이 아니며 이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며 “북한측의 수사 역시 이에 못지 않은 해로운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