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인 | 이 기사는 12월 02일 10시 24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 인`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이데일리 이태호 기자] 조선업체들의 계좌에 돈이 고이기 시작했다.
국내 대형 조선업체들은 수주(受注)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기 시작한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영업현금을 빡빡하게 운용해야 했다. 선박건조비용이 수주대금 유입을 웃돌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반기 수주량 증가에 속도가 붙으면서 현금 갈증에 시달리던 목을 축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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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현대중공업(009540)·삼성중공업(010140)·대우조선해양(042660) 공시자료에 따르면, 올해 1~9월 기준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각각 8988억, 2708억, 4325억원을 기록했다. 배값으로 계좌에 들어온 현금에서 배를 만드는 데 들어간 비용을 빼고도 이만큼의 돈이 남았다는 뜻이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이 수치는 매우 초라했다. 삼성중공업은 1693억원 적자였고, 대우조선해양은 4078억원 적자였다. 사업다각화를 통해 비조선부문 수익을 늘리고 있는 현대중공업만이 6908억원 흑자로 체면을 유지했었다.
영업현금 사정이 좋아진 것은 신조선 수주시장의 완연한 회복 덕분이다. 조선시황분석기관 클락슨(Clarkson)에 따르면, 올 1~9월 국내 조선시장 수주량은 896만CGT(수정환산톤·Compensated Gross Tonnage)로 1~6월 기록인 462만CGT의 193%로 불어났다. 3분기에만 상반기 전체 수준의 수주가 몰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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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신용평가회사 관계자는 "조선업체들의 상황이 2009년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며 "선박금융시장도 다소 회복됐고, 후판가격도 하향안정세를 나타내면서 현금흐름을 개선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영업현금흐름 개선은 미래 재무사정에 대한 불안감을 크게 줄이면서 외부자금 조달 욕구도 함께 떨어뜨리고 있다는 평가다. 한 회사채시장 관계자는 "지난해 시장이 불안해 국내 대형 조선업체들이 빚을 내서라도 많은 현금을 가져가려는 경향을 보였는데, 최근에는 사정이 좀 나아지면서 회사채 발행 계획 등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3월 삼성중공업은 7000억원의 공모회사채를 발행했고, 현대중공업은 그 다음달에 3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두곳 다 7년만의 발행이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4월 설립후 첫번째 회사채 5000억원을 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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