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사장이 작년 8월 대표이사직을 맡아 회사 영업을 시작한 직후 증권시장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폭풍이 찾아왔다. 부푼 꿈을 안고 시작한 신설 증권사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한 것. 하지만 신설사이기 때문에 기존에 안고 있는 부실이 없다는 점을 강점으로 살려 4개월만에 첫 월간 흑자를 기록했다. 신설사 가운데선 유일했다.
이어 올해 5월에는 설립 10개월 만에 역시 신설사 최초로 누적적자를 해소하며 흑자전환 했다. 그 이후로도 올해 10월까지 연속 12개월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이달도 흑자를 점치고 있다. 자산규모를 9조원 규모로 불린 점과 국민연금 거래증권사로 선정된 것도 신설사치곤 이례적인 성과다.
유 사장은 스스로 LIG투자증권을 `튼실한 송아지`라고 표현하며 "토실토실한 병아리 수준에서 송아지 정도까지 크니까 이젠 제발로 찾아오는 사람들이 생기더라. 초창기 이후에는 스스로 찾아와 같이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인재들도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에서 LIG투자증권의 장래 발전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CEO로서 그들의 장래도 보장해 줄 수 있도록 더욱 열정적으로 회사를 이끌어가야 한다는 새로운 각오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지금은 경력직 위주로 인재를 뽑고 있지만 회사가 본궤도로 들어가는 내년부터는 신입직원을 채용하고 철저한 성과보상 시스템을 가동, 명실상부한 `LIG맨`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유 사장은 LIG증권을 어떤 증권사로 키워낼 것이냐는 질문에 "초대 사장으로서 시장에서 인정받는 종합금융투자회사로 수익기반을 확고히 정립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면서 "특히 법인영업 부분을 핵심적으로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초창기에는 브랜드 파워가 약해 브로커리지(위탁매매)가 취약한 등 약점들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우수한 인력이 법인영업과 리서치, 트레이딩을 주도하고 있어 기존 유수 증권사 못지 않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8월 인수업 인가를 추가로 취득한 뒤 LIG투자증권이 범 LG그룹의 유일한 증권회사라는 점을 더욱 활용하겠다는 전략도 내비쳤다.
유 사장은 "범 LG그룹과의 업무협력은 인수업 분야가 가장 피부에 와 닿는 분야"라며 "올해와 작년에도 LG, GS그룹 등의 CEO나 CFO를 일일이 면담해 긴밀한 관계를 갖고 상호협조하고 있지만 내년에는 인수합병이나 IPO(기업공개) 등 더욱 넓은 사업범위에서 공조할 부분들이 생길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근 지점을 9개까지 확대하고 있는 출점계획과 관련해서는 "무조건 지점을 내면 그 만큼 적자를 낼 리스크도 커진다"며 "따로 목표를 정하진 않고 시장상황을 봐가면서 착실히 지점망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 사장은 마지막으로 "회사 슬로건인 `꿈과 열정`을 LIG투자증권의 문화로 자리잡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선공후사(先公後私)`라는 말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울리지 않는 격언"이라면서 "직원 개개인이 회사의 이익이 아니라 자신의 성공을 위해 열정을 다하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CEO가 되겠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 유흥수 LIG투자증권 사장 약력
- 1949년 전남 고흥 출생
- 1969년 용산고등학교 졸업
- 1976년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 1994년 미시건대 VIP(Visiting International Professional) 프로그램 수료
- 1976~1977년 한국투자공사
- 1977~1998년 증권감독원(재무관리국장, 분쟁조정국장 역임)
- 1999~2004년 금융감독원(기업공시감독국장, 부원장보 역임)
- 2005~2006년 한국증권업협회 자율규제위원
- 2006~2008년 LIG손해보험 상근감사위원
- 2008년 6월~ LIG투자증권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