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통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보험개발원이 외제차의 모델별 차이를 반영하지 않고 포드 차는 1급, 벤츠 차는 7급 등 제작사별로 뭉뚱그려 등급을 책정했기 때문이다.
보험개발원은 최근 각 손해보험사에 올 4월부터 적용될 새 자차보험료 산정 차량모델별 등급기준을 통보해 자율 반영토록 했다.
자차보험료 산정 차량모델별 등급은 1등급부터 11등급으로 나뉜다. 1등급이 손해율이 높아 자차보험료가 비싸게 책정되고 숫자가 커질수록 자차보험료가 저렴해진다.
문제는 외제차 자차보험료 등급. 새 적용기준을 보면 포드와 크라이슬러 차는 어떤 모델이든 자차보험료가 가장 비싼 1등급, 벤츠와 도요타, 랜드로버는 어떤 모델이든 7등급이 매겨졌다. (★아래 표 참고)
보험개발원의 기준에 따르면 벤츠 차는 가장 소형인 마이비(My B·사진위)든 대형세단인 S-클래스(사진아래)든 자차보험료 등급이 같다.
이는 국산차가 모델별로 큰 차이를 두고 등급이 다르게 책정된 것과 대조된다.
보험개발원은 심지어 같은 현대차의 그랜져라도 ▲뉴그랜져 대형과 중형은 1등급 ▲그랜져XG 중형은 4등급 ▲그랜져XG 대형은 6등급 ▲그랜져 신형 대형과 뉴그랜져XG 중형·대형은 7등급 ▲그랜져 신형 대형2는 10등급을 각각 매겼다.
1등급인 뉴그랜져 대형과 10등급인 그랜져 신형 대형2는 무려 9등급 차이가 난다. 등급간 4%전후의 보험료 차이가 나는 점을 고려하면 자차보험료의 약 36%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
대형손보사 임원은 "보험개발원에 외제차 자차보험료 등급을 세분화 해달라고 거듭 요청했지만 관련통계가 없다는 답만 받았다"며 "어려움은 알지만 기준이 너무 뭉뚱그려져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보험개발원은 외제차 등급산정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상당량의 통계가 쌓이기 전까지는 어쩔 수 없다고 해명했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같은 차종이 2만대 이상은 운행돼야 믿을 수 있는 자차보험료 등급산정이 가능하다"며 "이러한 통계기준에 맞는 외제차 모델이 거의 없어 할 수 없이 제작사별로만 등급을 매기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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