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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전생에 연인” 아빠가 친딸 건드리며 한 말 [그해 오늘]

홍수현 기자I 2025.03.26 00:00:00

"딸 피부질환 옮아 약 찾아주겠다" 성폭행
"전생에 끔찍이 사랑한 연인이라더라"
父 범행 불인정...끝까지 회유 시도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2021년 3월 26일, 피부 질환이 있는 딸에게 “아빠가 옮아서 치료약을 찾아주겠다”며 성폭행하고 카메라를 설치해 사생활을 감시하는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아빠에 징역 13년이 확정됐다.

아빠는 얼토당토 않는 이유를 대며 친딸을 계속 성폭행했다. (사진=챗gpt)
아빠 A씨는 2018년 11월부터 2019년 2월까지 딸 B(22)씨를 수차례 성폭행하고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피부 질환이 있는 B씨에게 “네가 병원에 가면 사람 취급하지 않을 것. 아빠가 옮아서 치료 약을 찾아주겠다”는 황당한 이유를 들어 성관계를 요구했다. 또 “용한 무당이 너와 내가 2세대 전에 끔찍이 사랑한 연인 관계였다고 하더라”라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의 완강한 거부에도 A씨는 자해를 하며 위협하거나 힘으로 제압해 성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 외에도 B씨의 자취방에 카메라를 설치해 사생활을 훔쳐보고, 연락이 닿지 않으면 딸의 휴대전화에 미리 설치한 위치추적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행방을 찾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B씨의 피해 진술이 일관된 점과 A씨가 B씨에게 성행위를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통화 녹취록 등을 근거로 A씨의 유죄를 인정해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B씨는 재판 과정에서 탄원서와 처벌 불원서를 제출했으나 재판부가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버지 A씨가 범행에 대해 반성하지 않고 딸을 회유하는 시도만 계속하는 상황에 비추어 볼 때 딸의 처벌불원 의사를 진심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B씨의 처벌 불원서에 대해 “A씨의 부재로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했던 B씨 모친 증언 태도 등에 비춰 A씨의 처벌로 가정에 경제적 어려움이 발생한 것으로 인한 고립감과 죄책감을 이기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타의 성폭력 사건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 죄질이 불량하다”면서도 재범 위험성이 크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전자발찌 부착 청구는 기각했다.

또 미성년자일 때도 A씨로부터 강제 추행을 당했다는 B씨 측의 주장에 대해서는 피해 시기 등에 대한 진술이 일관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아버지는 범행을 부인하며 딸을 회유하려 들었다. (사진=챗gpt)
항소심 재판에서 A씨 측은 딸 B씨가 모친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놨다가 “모두 거짓말이었다”고 부인한 점 등을 들어 무죄를 주장했다.

이에 딸 B씨는 재판 과정에서 모친에게 거짓말이라고 한 것은 A씨의 강요에 따른 ‘거짓말’이었다며 맞섰다.

항소심 재판부는 “‘마땅히 그런 반응을 보여야만 하는 피해자’로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수 없다”며 A씨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친족 간 성폭행이라는 범행의 특성상 피해자가 가족 등 주변의 회유에 흔들릴 수 있다는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제가 피해자인 것은 맞는데, 제 기억이 잘못됐다고 생각했다”, “제가 잘하면 다시 평범한 가족처럼 돌아갈 수 있을까 생각을 했다” 등 그동안의 B씨 진술을 볼 때 재판부는 모친에게 거짓말을 한 B씨의 행동이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고 봤다.

2심 재판부는 1심 판단 대부분을 그대로 인정했지만, A씨가 과거 성범죄 전과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함께 명령했다.

A씨 측은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해 원심의 형 13년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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