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갈 길 먼데 10%대 지지... 특단의 국정쇄신책 시급하다

논설 위원I 2024.11.04 05:00:00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민 지지율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10%대로 추락해 국정 동력 상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29~31일 한국갤럽이 18세 이상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 비율은 19%에 머물렀다. 지난달 27~28일 엠브레인퍼블릭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이 비율이 17%로 더 낮았다. 지난해 30%대, 지난 4월 총선 이후 20%대였던 지지율이 더 곤두박질친 것이다. 부정 평가는 한국갤럽 조사에서 72%, 엠브레인퍼블릭 조사에서 78%에 이르렀다.

집권 3년차 지지율 10%대 기록은 노태우 전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김영삼·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때에는 집권 4~5년차에 가서야 10%대 지지율을 기록했다. 윤 대통령은 10일 5년 임기의 절반을 지난다. 임기 전반기를 마무리하기도 전에 지지율이 바닥권으로 추락함에 따라 후반기 국정 동력 확보가 윤 정부에 초미의 과제로 떠올랐다. 10%대 지지율로는 여권 정치인의 분열과 이반, 공무원 집단의 복지부동을 막기 어렵고, 야권의 거친 공세를 막아내기도 버겁다.

주목할 것은 부정 평가 이유로 ‘김건희 여사 문제’(17%)가 ‘경제·민생·물가’(14%)와 함께 가장 많이 지적된 점(한국갤럽)이다. 김 여사에 대해 주가조작·공천관여 등 각종 의혹이 계속 불거졌음에도 윤 대통령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뭉그적거리는 데 대한 국민의 불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 특검법’을 두 차례 거부했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요구하는 특별감찰관 임명에도 소극적이다. 대통령실이 김 여사 전담의 제2부속실을 설치하겠다고 하지만 이것만으로 김 여사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윤 대통령의 남은 임기는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니다.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 미국 대선 등 안보상 변수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하고, 꺼져가는 경제성장 잠재력도 되살려야 한다. 개혁 과제들도 동력을 살려야 한다. 민심을 추스르고 국정 리더십을 회복할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할 방안 등 전면적 국정 쇄신책을 내놓아야 한다. 정권의 명운을 걸었다고 국민이 느낄 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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