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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뷰노 심정지 예측 AI, 美 FDA 사실상 허가…페라헬스와 본격 경쟁

김승권 기자I 2024.08.28 09:56:49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뷰노(338220)가 최소 3조원 규모의 생체신호 예측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 뷰노의 인공지능(AI) 기반 심정지 예측(생체신호 예측) 의료기기 ‘딥카스’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이 사실상 확정됐기 때문이다. 딥카스는 딥브레인에 이어 두 번째로 허가를 받았다.

뷰노는 미국 동부 보스턴에 설립한 미국 법인을 중심으로 하반기부터 병원 영업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FDA 승인을 먼저 받아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미국 페라헬스와 경쟁 구도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뷰노는 내년에 국내 후발주자인 에이아이트릭스와도 미국 동부에서 영업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26일 AI헬스케어 업계에 따르면 뷰노 딥카스는 최근 미국 FDA 510k 승인 심사에서 추가 보안 서류 제출 의견을 받지 않았다. 기존 허가 절차를 고려하면 사실상 허가가 확정된 것으로 파악된다. 절차상으로 추가적인 장애물이 없기 때문이다. 판매 가능 통보 시점은 오는 10월 정도로 예상된다. 딥카스는 이미 미국 상표권 등록도 완료한 상황이다.

미국 FDA 2등급 의료기기 510(k) 허가는 제품 검증, 데이터 유효성, 제조 공정 및 안전성 등을 기준으로 미국 내에서 합법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기허가 제품과 실질적 동등성을 입증, 상품 판매가 가능한 허가를 의미한다. 이 제도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기술로 허가를 받는 드노보(De novo) 프로세스와 달리 동등성 입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때문에 임상 데이터가 간소화된다. 딥카스의 경우 FDA가 혁신의료기기로 지정했기 때문에 절차가 더 빠르게 진행될 예정이다.

뷰노 관계자는 “뷰노메드 딥카스의 오는 4분기 승인이 확정적이라고 본다”며 “미국 FDA의 추가 보안 서류 제출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뷰노 매출 및 매출 비중 추이 (데이터=금융감독원, SMIC)
◇딥카스, 미국에서도 통할까

뷰노메드 딥카스는 혈압과 맥박, 호흡수, 체온 등 입원 환자의 활력 징후를 분석해 24시간 내 심정지 발생 위험도를 알려주는 제품이다. 국내에서는 이미 의료진의 신임을 얻으며 94개의 병원에 도입, 뷰노의 대표적인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로 성장했다. 딥카스의 2분기 매출은 52억원으로 뷰노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뷰노와 서울대투자연구회(SMIC)에 따르면 미국 심정지 예측 시장 규모는 약 3조~5조원 대로 추정된다. 한국의 일반 및 요양 병동 시장 규모인 7200억원와 비교해 4배가 넘는다. 미국의 병상 수는 약 91만 6752개로 국내보다 약 30% 정도 많다. 하지만 보험 시스템이 달라 시장 규모가 크게 차이가 난다. 뷰노 입장에서는 미국 시장 점유율 10%만 가져와도 최소 300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상황이다.

뷰노는 미국에서 국내보다 약 7배 높은 6만원의 보험 수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민간보험 비중이 50% 이상인 미국 특성상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의료기기업계 분석이다.

뷰노 관계자는 “해당 시장 추정치는 국내 연간 시장규모(상급종합병원 + 종합병원)를 기준으로 해외 시장 규모를 추정했다”며 “해외 지역별 시장규모는 기존 글로벌 의료기기가 적용하는 시장계수를 사용했는데 국내와 미국 시장의 규모 차가 상당한 것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종합병원 리스트(데이터=SMIC, EasyLeads)
SMIC보고서를 보면 미국에서는 매년 약 29만건의 병원 내 심정지가 발생하고 심정지 환자 조기경보 시스템이 이미 사용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신속대응시스템(RSS)이 있다. 신속대응시스템은 조기경보점수(MEWS)를 활용한다. MEWS는 전자의무기록(EMR)에서 제공하는 수축기 혈압, 맥박수, 호흡수, 체온, 의식 수준을 포함한 다섯 가지 활력 징후를 평가하는 지표다. 설정된 임계값 초과 시 알람이 울리고 의료진은 알람 확인 후 필요 시 RRS를 호출한다. 에픽, 오라클헬스, 메디테크, 필립스 등 주요 의료 소프트웨어 기업이 해당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병원 내 심정지 환자 생존율은 25%를 넘지 못한다. 일반 병실 환자의 생존율은 오히려 훨씬 낮은 10% 미만에 불과하다. 이유는 심정지 발생으로 조기경보가 울려도 결국 의료진이 이를 확인해 RRS를 호출해야 하는 과정 때문일 것으로 예상된다. 딥카스의 경우 자동 알림 시스템으로 절차가 한 단계 줄어든다.

SMIC 관계자는 보고서를 통해 “이런 상황에서 24시간이라는 긴 시계열 내에 있을 심정지 위험을 단일 소프트웨어(SW)가 알려줄 수 있다면 기존의 모든 분주한 움직임은 무색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내 심정지 예측 시장 경쟁사는

미국 시장에서 경쟁자로 꼽히는 기업은 페라헬스(PeraHealth)다. 페라헬스 제품은 ‘Rothman Index’라는 지표를 26개의 활력 징후 기반으로 수치화해 응급 상황을 예측해 중환자 분류 등을 돕는다. 해당 제품은 환자 악화 위험 지수 예측 지표를 보여주는 시스템이다. 해당 제품은 기존 솔루션인 ‘MEWS’ 에 비해 정확성이 약 11%포인트(p) 더 높고 오경보는 53% 줄이는 결과를 보여줬다. 이를 기반으로 미국 FDA 인증을 받았고 지난해 상반기 미국 상장사 ‘OSI시스템’의 헬스케어 브랜드인 스페이스랩(Spacelabs Healthcare)에 인수됐다.

미국에서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주요 기업들 (데이터=SMIC, 각사)
뷰노와 다른 점은 AI가 적용되지 않은 빅데이터 기반 제품이라는 점이다. 뷰노 관계자는 “해당 제품은 AI 적용이 안된 것이 뷰노 딥카스와 다른 점”이라며 “페라헬스 제품은 주요 지표를 구간별로 나눈 뒤 가중치를 부여하여 합산하는 점수체계를 입력하면 활력 징후별 26개의 입력변수(체온, 혈압, 호흡수, 맥박, 간호 기록, 혈액 검사 지표 등)를 보여주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페라헬스의 매출을 보면 뷰노의 미국 시장 진출시 매출을 가늠해 볼 수 있다. 페라헬스의 지난해 분기 매출은 약 220억원, 영업이익 66억원에 이른다. 영업이익률은 31.3%로 추정된다. 연간 매출 추정치는 약 800억~1000억원이다.

국내 경쟁사로는 에이아이트릭스가 내년 미국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에이아이트릭스는 이미 AI 기반 생체신호 분석 의료기기로 FDA(510k)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보험 코드 수령이 더 용이한 드노보(De novo)로 추가 승인을 받기 위해 임상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에이아이트릭스는 뷰노와 같이 미국 동부에 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에이아이트릭스는 미국 주요 상급 병원과도 협력을 논의하고 있어 뷰노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전망이다.

SMIC 관계자는 “의원급 의료기관 외래 진찰료를 비교하면 미국은 국내의 7.8배 수준이다. 즉 딥카스의 미국과 국내 의료 수가 차이가 평균적인 의료비 차이를 훨씬 하회한다”며 “이에 미국 민간 보험사와 뷰노의 협상 수가 책정에 있어 무리한 가격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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