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마켓in 김형일 기자] 최근 비트코인이 급등하면서 케이뱅크의 기업공개(IPO)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가상화폐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의 입출금계좌 발급을 담당하고 있는 케이뱅크의 수신잔고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다만 IPO 성공을 넘어 흥행에 이르기 위해서는 여신까지 확대해 수익성을 더 높여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달 18일 NH투자증권과 KB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를 상장 주관사로 선정, 연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KOSPI) 입성을 목표로 IPO 준비에 본격 나섰다.
시가총액 7조원을 기대하고 있는 케이뱅크는 IPO를 앞두고 순항하는 모습이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26일 다양한 자산에 대한 투자 기회 등을 제공한 결과 수신잔고 21조원, 여신잔고 15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작년 3분기 수신잔고와 여신잔고 17조2361억원, 12조8083억원과 비교하면 각각 21.8%, 17.1% 정도 성장한 셈이다.
케이뱅크의 수신잔고 성장은 가상화폐 시장이 활황세를 보인 덕분이다. 작년 2월 3000만원 수준에 불과했던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1억원을 넘어서면서 ‘억트코인’에 이르자 가상자산 투자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진 상황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2020년부터 업비트와 제휴를 통해 요구불예금에 해당하는 실명인증 입출금계좌 발급을 시작했다. 이후 가상화폐 시장 분위기에 따라 수신잔고 증감을 보여왔다.
특히 요구불예금은 은행 입장에서 고객에게 지급해야 할 이자 부담이 적기 때문에 저원가성 예금으로도 불린다. 요구불예금이 늘수록 수익성 제고에는 긍정적이다. 작년 3분기 케이뱅크 잔존만기(듀레이션)별 예수부채 비중을 살펴보면 3개월 이내(요구불예금 포함)가 74.5%(12조8462억원)로 집계됐다.
다만 케이뱅크가 IPO에서 흥행하려면 여신잔고까지 확대해 수익성도 더 다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성장성을 입증해야 시장에서 높은 밸류에이션(기업가치)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며 “케이뱅크는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해 확보한 요구불예금 고객을 기반으로 여신 성장도 이룩해야 한다”고 했다.
케이뱅크의 이자이익은 연결 기준 지난 2022년 3분기 2729억원에서 작년 3분기 3252억원으로 19.2% 증가했다. 하지만 대손충당금 적립 영향 등으로 같은 기간 순이익은 714억원에서 382억원으로 46.5% 축소됐다. 대손충당금은 대출채권 연체에 대비해 쌓는 돈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