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를 보면 ‘너구리’라는 인물이 나온다. 극 중에서 정 마담(김혜수 분)의 부탁을 들어주고 사례를 받는 탐정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그가 하는 유명 대사 가운데 하나가 바로 ‘난 돈만 받으면 돼’이다. 불현듯 타짜 속 너구리의 대사를 떠올린 이유는 최근 시장 분위기와 묘하게 겹치는 모습이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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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에는 KDB산업은행과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의 혁신성장펀드 위탁운용사(10곳)에 이어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가 조성한 ‘기업구조혁신펀드 4호’ 위탁운용사(5곳), 국민연금의 국민연금 PEF 위탁운용사(3곳) 선정 등이 있었다.
총 8000억원을 출자하는 국민연금 PEF 운용사로는 한앤컴퍼니와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 맥쿼리자산운용 등이 선정됐다. 캠코 기업구조혁신펀드는 일반리그에서 SG PE, 우리프라이빗에쿼티자산운용, 한투PE를, 루키리그에서는 제이커브인베-디케이파트너스(공동운용), 퍼즐인베스트먼트코리아-프롤로그벤처스(공동운용) 등 2곳을 선정했다.
하반기에도 굵직한 연기금·공제회 출자사업이 기다리고 있다.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사학연금)이 총 4000억원 규모의 국내 사모펀드(PEF) 블라인드펀드 위탁운용사 선정 절차에 나섰고, 산업은행이 총 3000억원을 투입하는 하반기 정책펀드 출자사업 시작을 알린 상태다. 이 밖에 교직원공제회, 수출입은행, 과학인기술공제회, 노란우산공제회, 우정사업본부 등이 지난해에 이어 올 하반기 출자 사업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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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연금의 경우 4곳의 위탁운용사를 선정해 각 1000억원씩 출자하기로 했다. 지원 조건을 운용자산(AUM) 기준 5000억원 이상, 현재 결성 중인 펀드의 규모가 5000억원 이상인 곳으로 한정했다. 사실상 대형사를 위한 매칭에 나설 것임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상반기 콘테스트에서 성과를 낸 운용사들은 하반기 콘테스트에도 도전할 가능성이 크다. 상반기 받은 펀딩 기회를 하반기에도 어필하는 게 하나의 흐름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스노우볼’ 전략으로 많게는 5000억~6000억원 수준의 자금을 싹쓸이할 수 기회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자금 분포가 여전히 일부 초대형 운용사에만 쏠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자본시장 재분배 측면에서도 생각해볼 부분은 있다고 말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펀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견급 이하 PEF 운용사에게는 기회가 줄고 있다”며 “독립계 PEF 운용사를 위한 리그를 따로 만드는 움직임이 활성화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