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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구조는 H&Q가 현대네트워크가 발행한 전환사채(CB)와 교환사채(EB),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사들이는 형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EB는 현 회장의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이 교환 대상이다. 다만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H&Q와 협상 중인 것은 맞으나 구체적인 거래 구조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H&Q는 과거에도 오너 일가의 ‘백기사’로 나서거나 주요 주주들의 분쟁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성공적인 투자 결실을 맺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한 가장 최근의 사례는 일동제약(249420)의 경영권 분쟁을 들 수 있다.
지난 2014년 일동제약의 2대 주주였던 녹십자는 지분율을 30% 수준까지 끌어올리며 최대주주 윤원영 회장 측의 지분율을 위협한 바 있다. 이로 인해 기존에 일동제약이 계획한 기업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전환 시도 역시 무위에 그치는 등 위기감이 고조됐다.
하지만 H&Q가 오너 일가의 ‘백기사’로 나서 녹십자의 지분 20%를 사들이며 분쟁이 일단락됐다. 한동안 교착 상태가 이어지며 뾰족한 수가 없었던 녹십자에도 엑시트(Exit) 할 길을 터준 거래였다. 이후 일동제약은 일동홀딩스(000230)와 일동제약으로 분할해 상장하는 등 기존 계획을 무리없이 실행에 옮겼다.
롯데하이마트(071840)의 사례도 업계에서 회자된다. 지난 2008년 유진그룹과 H&Q, 선종구 전 하이마트 회장, IMM PE 등은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하이마트를 인수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선 회장과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 간 경영권을 사이에 둔 다툼이 발생했다.
당시 하이마트 3대 주주였던 H&Q는 양측 회장을 설득해 공개매각을 통해 롯데에 대부분의 지분을 넘기는 거래를 도왔다. ‘치킨게임’으로 치달았던 두 회장의 신경전은 양측 모두에 비교적 만족스러운 결과로 마무리됐고, H&Q 역시 투자원금의 두 배 가량을 회수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HL만도(204320)를 되찾고자 했던 한라그룹을 도운 것 역시 H&Q였다. 외환위기 당시 한라그룹의 자동차 부품회사였던 만도를 사들인 투자사 선세이지는 2008년, 자금 회수를 위해 만도 매각에 나섰다. 만도를 다시 품에 안고자 했던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은 H&Q와 컨소시엄을 꾸려 인수전에 나섰다.
H&Q는 만도 내부 구성원들의 반대를 최소화시키고, 기업가치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적임자가 한라그룹이라는 점을 매각 측에 관철시키는데 성공했다. 만도는 무사히 한라그룹으로 돌아왔고, 이후 IPO(기업공개)에도 성공해 SI(전략적투자자)와 FI(재무적투자자)가 합심한 모범적 사례로 남게 됐다. H&Q 역시 2년 남짓한 기간 안에 투자원금 대비 2배 이상을 회수하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