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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범죄도시’는 SLL(Studio LuluLala) 산하 BA엔테터인먼트가 제작사로 참여한 시리즈물로 현재 4편까지 촬영을 모두 마친 상태다. SLL은 △드라마하우스 △콘텐츠지음 △BA엔터테인먼트 △윕(wiip) △앤솔로지스튜디오 △앤피오엔터테인먼트 △클라이맥스스튜디오 △퍼펙트스톰필름 △프로덕션에이치 등 15개 드라마·영화·콘텐츠 제작사를 보유한 국내 대형 스튜디오다.
지난해 ‘범죄도시2’가 팬데믹 이후 첫 천만 영화로 등극하자 투자가 얼어붙은 영화계에선 제작이 보류된 영화들이 재투자가 이뤄지는 등 선순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OTT에서 볼 수 있는 작품이 많아지고 영화 관람료마저 오르자 관객들이 쉽게 극장에 돌아오지 않는 모양새다.
코로나19 때문에 개봉을 늦춘 대작들이 여전히 쌓여 있지만,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들이 아쉬운 흥행 성적을 기록하며 투자자들도 영화 산업의 위기를 실감하고 있다. 영화 ‘교섭’과 ‘드림’은 겨우 누적 관객 100만명을 돌파했지만, 손익분기점엔 미치지 못한 수준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이미 영화업계에선 코로나19 이전만큼 회복이 어려울 거라는 점을 기정사실화한 지 오래됐다”며 “흥행작이 많이 나와야 시장에 돈이 흐르는데, 감독들도 이젠 2~3시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에 이야기를 풀어야 하는 영화보단 시리즈물 등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OTT로 자발적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현재 ‘택배기사’, ‘박하경 여행기’ 등 OTT 간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이 치열한 반면, 상영관에선 지난달 흥행작 1~3위 모두 외국 영화가 차지하며 국내 영화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영화계에서 두 편 연달아 흥행하고 올해에 이어 내년에 4편까지 개봉을 앞둔 ‘범죄도시’가 구원투수로 활약해주길 한마음 한뜻으로 바라는 이유다. 또한 ‘범죄도시3’의 흥행으로 극장 관람객 수가 서서히 회복하면, 국내 영화 시리즈물을 제작하는 데 선례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SLL 투자사 사모펀드(PEF) 운용사 프랙시스캐피탈의 라민상 대표는 “우리나라는 해외보다 시리즈물을 만드는 데 경험이 적고 준비가 덜 된 편”이라며 “‘범죄도시3’이 흥행하면 상업적 목적에서도 좋지만, 출연 배우가 직접 제작 과정에 참여해 작품의 세계관을 확장해나가는 것도 중요한 의미가 있기 때문에 좋은 선례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