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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스트앤영의 ‘2023년 1분기 사모펀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PE는 올해 1분기 920억달러(약 121조4400억원) 규모의 딜을 성사시켰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2400억달러)보다 현저히 감소한 수준이다. 하지만 분위기는 올 초부터 새삼 달라지고 있다. 올 1월부터 기술 부문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딜 뿐 아니라 수년간 성사되지 못하던 딜 마저 결실을 맺으면서다.
올 1분기 이뤄진 대표적인 딜로는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의 영국 에너지서비스 기업 존우드그룹 인수 ▲클레이톤 듀블리에&라이스의 미국 신탁관리회사 포커스파이낸셜파트너스 인수 ▲신벤의 유럽 대형 검진센터 신랩 인수 ▲캐나다 PSP 및 EQT 액티브 코어 인프라의 미국 부동산 관련 업체 라디우스글로벌 인수 ▲블랙스톤의 클라우드 기반 이벤트 관리 소프트웨어 기업 시벤트홀딩스 인수 ▲클리어레이크캐피탈그룹의 미국 소프트웨어 회사 블랙바우드 인수 ▲베인캐피탈의 미국 청소 및 위생 제품 공급업체 다이버시 인수 ▲캐나다연금투자(CPPI) 및 실버레이크의 고객 경험관리 소프트웨어 업체 퀄트릭스인터내셔널 인수 ▲아부다비투자청(ADIA) 및 아폴로애셋매니지먼트의 미국 특수화학기업 유니바솔루션 인수 ▲일본산업파트너스(JIP)의 일본 전자기기 회사 도시바 인수가 꼽힌다.
이번 1분기에는 특히 수차례의 시도 끝에 성사된 딜이 포함되면서 의미를 더했다. 우선 도시바는 일본 대기업 연합 사모펀드인 JIP 컨소시엄이 제안한 2조엔(약 19조6000억원) 규모의 인수 제안을 받아들였다. 수많은 PE와 매각 논의를 이어간지 2년 만에 새 주인을 찾은 셈이다. JIP는 주식 공개매수를 거쳐 상장폐지를 실시한 뒤 기업가치를 올려 재상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다섯 번의 시도 끝에 성사된 딜도 있었다. 미국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는 최근 영국 에너지서비스 기업인 존우드그룹을 17억 파운드(약 2조8378억원)에 인수하기로 회사 측과 합의했다. 앞서 존우드그룹은 밸류에이션 의견 차이로 아폴로가 지난해부터 내놓은 인수 제안을 네 차례 거절한 바 있다. 아폴로 측이 제안한 인수가는 16억 파운드를 맴돌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 “투자 매력도 높아”…기술 기업 투자 증가 전망
흥미로운 점은 지난해 1분기와 달리 올해에는 기술 기업에 대한 글로벌 PE 투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는 점이다. 언스트앤영에 따르면 올 초부터 현재까지 글로벌 PE들이 투자한 자금의 50%는 기술 분야에 쏟아졌다. 이 중에서도 특히 사이버보안과 인공지능(AI), 공급망 분석 관련 소프트웨어 기업에 대한 투자가 주를 이뤘다. 소비재와 유틸리티, 금융, 석유화학 부문은 그 뒤를 이었다.
이는 소비재와 부동산 투자가 주를 이뤘던 지난해 같은 시기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글로벌 PE들은 지난해 1분기 소비재와 부동산 투자에 분기 투자액의 35%를 쏟았고, 기술 부문에는 27%를 쏟았다. 산업재와 유틸리티, 금융, 헬스케어 분야는 그 뒤를 이었다.
언스트앤영을 비롯한 외신들은 “지난 5년간 1억 달러 이상의 주요 PE 딜에서 기술 분야는 4분의 1을 차지했다”며 “여기에 투자가 집중된 배경으로는 현금 창출력이 높아 다른 부문 대비 손실 가능성은 낮지만, 높은 수익률을 달성할 가능성은 높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기술 기업에 대한 글로벌 PE 투자는 당분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신들은 “현재의 어려운 시기는 글로벌 PE에게 있어 자산을 매력적인 가격에 취득할 수 있는 기회”라며 “장기적 성장 모멘텀이 유효한 기술 분야 회사를 적정 가격에 인수할 수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