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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 고지 바로 앞에서…다가오는 실적 먹구름

김인경 기자I 2023.04.04 00:01:00

코스피, 0.18% 내린 2472.34로 4월 첫 거래 마감
박스권 상단 부딪히며 외국인·금융투자 ''팔자''
7일 삼성전자 1조원대 실적 발표 우려 솔솔
"1분기 바닥 확인 후 반전 계기" 기대도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4거래일 연속 오르던 코스피가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 은행(SVB) 사태도 가라앉고 미국의 물가상승 압력에 대한 우려도 잦아들었지만, 2500선을 눈앞에 두자 투자심리가 식어가는 모습이다. 이번 주 7일부터 시작되는 1분기(1~3월) 실적 발표를 앞둔 만큼, 경계심리가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2500 다가서던 코스피, 숨고르기 돌입

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52포인트(0.18%) 내린 2472.34에 거래를 마쳤다. 5거래일 만의 하락세다.

코스피는 지난달 28~31일 4거래일 연속 오르며 2400선에서 2470선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다. 하지만 지수가 2500선을 앞두자 외국인과 금융투자기관을 중심으로 차익매물이 나오는 모습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유가 급등의 영향 속에 14.6원 오른 1316.5원에 마감한 가운데 외국인은 4거래일 만에 코스피를 순매도하며 1551억원 팔아치웠다. 기관 중 금융투자 역시 3298억원을 팔며 지난달 10일(3405억원 순매도) 이후 약 한 달 만에 가장 큰 규모로 차익을 실현했다.

시장에서는 코스피가 ‘박스권’을 뚫고 상승할 만한 동력은 뚜렷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SVB 사태 이후 글로벌 중앙은행이 긴축 정책에서 한 발 물러섰고 미국이 금리 인상 마무리 국면에 들어섰지만, 시장 분위기를 전환할 ‘한 방’은 부족하다는 평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현재 박스권 내 상단부에 있어 상승 잠재력이 제한적”이라며 “이달에 코스피는 2020년 8월과 유사한 박스권 등락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러면서 “이달에는 경기 부진과 근원물가 상승 압력 등으로 달러, 채권금리 반등, 증시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며 1분기 실적시즌도 증시에 부담을 높여줄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Q 어닝시즌 먹구름…바닥 확인 기대도

실제 오는 7일 삼성전자(005930)의 1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상장사들의 어닝시즌이 시작된다. 하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무려 92.92% 줄어들 전망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4조2012억원으로 같은 기간 17.4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3개월 전만 해도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을 5조9254억원 수준으로 예상했지만, 갈수록 가파르게 쪼그라들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문제는 삼성전자의 핵심인 반도체 부문이다. 삼성전자의 2022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 재고는 2021년 말 16조4551억원에서 지난해 말 29조576억원으로 76.6%(12조6025억원) 급증했다. 게다가 1분기를 지나면서 반도체 업황은 더욱 침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1분기 영업적자를 낼 가능성까지 경고하고 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D램 생산이 감소하지 않은 상황에서 출하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1분기에도 재고가 증가했을 것”이라며 “보수적인 생산능력(캐파) 운영 정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000660) 역시 반도체 업황 침체 속에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올해 1분기 3조5092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보인다. 석 달 전인 올해 초만 해도 1조원대의 영업손실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업황 개선이 지연되자 적자 전망 폭을 확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올해 1분기 대다수의 기업들의 실적 부진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증권가의 1분기 실적 전망치가 있는 코스피 상장사 149곳의 영업이익 합은 23조6689억원으로 전년 동기(49조539억원)보다 51.7% 줄어들 전망이다. 한 달 전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25조9419억원)보다 8.8%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실제 실적이 예상보다도 위축될 수 있다.

다만 1분기 기업들의 실적이 바닥을 치고 2분기부터 개선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미국이 금리 인상을 멈추고, 중국 경제가 본격적으로 반등하면 기업들의 수익성도 서서히 개선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기업실적이 바닥 또는 저점을 확인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주식 시장 반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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