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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은 미궁으로 빠져들었다. 용의자가 사망해서 정확한 범행 동기를 알아낼 수가 없었다. 다만 피해자와 공작 직원들 증언으로는, 성씨는 3년여 전 회사에 다닐 당시 업무에 적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상사와 동료로부터 싫은 소리를 많이 들었다고 한다. 직장 생활은 3개월 남짓 이어지고 결국 성씨는 퇴직했다. 언론은 성씨가 사실상 회사에서 왕따 취급을 받아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성씨가 당시 품은 앙심으로 회사를 다시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 범행 동기로 거론됐다. 실제로 성씨는 검거 직후 병원으로 가면서 “공장에 다닐 때 자신을 괴롭힌 직원에게 보복하려고 총을 쐈다”고 동행한 경찰관에게 진술했다. 특히 총격을 입고 사망한 이가 당시 성씨의 관리자로서 갈등이 심했다고 한다. 애초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난사로 알려진 이 사건은 특정인을 향한 조준 사격에 가까웠다.
초점은 범죄의 배경으로 옮겨갔다. 따돌림 문제가 학생과 학교에 국한된 게 아니라 성인과 회사에서도 발생한다는 점이 환기됐다.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도 없던 시절이었고, 이런 법을 제정하려는 여론도 미미했다.
살상용 무기 관리의 허점도 도마에 올랐다. 성씨는 범행 당일 경찰서를 찾아가 사냥을 나간다고 공기총을 인수받았다. 성씨는 범행 당시 50여 발을 피해자를 향해서 발사했고, 검거될 때는 탄환 258발을 소지하고 있었다. 즉각 검거되지 않았더라면 추가 범행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