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코스피 2450 회복했지만…9월 더 어렵다는 이유는

김인경 기자I 2022.08.31 00:03:00

전날보다 0.99% 오른 2450.93에 마감…''반발매수''
9월 FOMC ''울트라스텝'' 가능성까지 거론 중
환율 고공행진에 3Q 기업 실적도 위기감 커져
"정책수혜주·방어주 위주 포트폴리오로 대응해야"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코스피가 ‘파월 쇼크’를 딛고 하루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불안은 여전하다. 원·달러 환율은 1350선을 오가고 있는 데다 외국인은 여전히 ‘팔자’ 우위이다. 증권가는 미국의 가파른 금리 인상 가능성이 고조된 가운데 우리 기업들의 실적 부진까지 이어지며 9월 코스피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환율 고공행진 속…코스피, 불안한 반등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30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4.04포인트(0.99%) 오른 2450.93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 속에 무려 54.14포인트 미끄러진 만큼, 우려가 과도했다는 평가가 나온 것이다. 하지만 증권가는 지난 7월부터 코스피를 끌어올린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강세)’가 일단락됐다고 보고 있다. 9월은 베어마켓 랠리 이전보다 더욱 긴장된 분위기가 지속할 것이란 평가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잭슨홀 컨퍼런스에서 금리 인상에 공격적인 입장을 취한 후 주식시장을 둘러싼 투자심리는 식어가고 있다. 연준이 다음 달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 금리를 0.75%포인트(p)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이미 힘을 얻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 시장은 75bp(1bp=0.01%포인트) 를 올릴 가능성을 74.5%로 보고 있다. 파월 의장이 연설했던 26일 당일보다 13%p 이상 뛴 수치다. 한 번에 금리를 100bp 올리는 ‘울트라스텝’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9월 FOMC가 열리는 20~21일(현지시간)까지는 변동성이 극심해질 것이라는 얘기다.

안전자산인 달러 가치가 상승하며 환율은 치솟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70원 내린 1346.70원에 마감했지만 추가 상승 가능성은 여전하다. 외국인은 전날(480억원 순매도)에 이어 이날도 336억원을 팔며 2거래일 연속 ‘팔자’에 나서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잭슨홀 발언을 통해 미 연준의 매파 기조가 확인되면서 당분간 달러 강세 기조를 꺾을 수 있는 이벤트가 부재한 상황”이라며 “반면 유로화의 추가 약세 흐름은 강화될 수 있어 달러화 가치의 추가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실적도 안 도와주네…증권가 “방어주 담아라”

거시적 환경이 부정적인 가운데 우리 기업들의 실적 역시 우려스럽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3분기 실적 추정치가 있는 코스피 상장사 307곳의 영업이익은 한 달 전보다 7.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9.0% 줄었다.

코스피 매출액의 11.4%(2분기 말 기준)를 차지하는 삼성전자(005930)의 실적 추정치도 내려오고 있다. 증권사들이 추정한 삼성전자(005930)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4.25% 감소한 13조5631억원 수준이다. 이마저도 석 달전(17조2761억원) 보다는 21.5%, 한 달 전(13조7895억원)보다 1.6% 감소한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9월 FOMC, 3분기 실적 초입 시즌이 변곡점”이라면서 “글로벌 증시의 하방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코스피 역시 2380~2550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4분기에서 내년 1분기까지도 실적이 역성장하는 분위기로 나타난다면 코스피가 2050선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상승세가 제한될 뿐, 지수가 7월 초처럼 2300선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분기 이미 완만하고 짧은 침체(Mild recession) 이상을 주가에 반영했다”면서 “시장의 예상보다 양호한 소비와 고용은 주가순자산비율(PBR) 0.93배 이하로 내려갈 가능성을 제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변동성 자체가 커질 가능성이 큰 만큼, 당분간은 변동성에도 ‘맷집’이 좋은 방어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꾸려야 한다는 게 증권가의 일관된 조언이다. 유럽 에너지 대란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조선과 원전,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이후 구조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태양광, 에너지 인프라 등이 유리하다는 평가다. 거시경제와 큰 연동이 없는, 전통적인 경기 방어주 음식료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방어적 관점에서 업종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방어주 관점에서 편의점, 제약, 통신 업종에 관심을 두고 경기와 무관한 구조적 성장주나 정책 수혜주 등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