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서울 강남 루닛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서범석 대표는 흑자전환 시기를 2년 앞으로 내다봤다. 실적 턴 어라운드는 물론 향후 새롭게 펼쳐질 암 조기진단과 암 치료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을 자신했다.
루닛은 2013년 설립된 의료 인공지능(AI) 1세대 기업이다. 업계는 루싯을 올해 상장이 확실시되는 기업 1위로 꼽는다. 하지만 지난 7일과 8일 양일간 국내외 기관 총 162곳이 참여한 수요예측에서는 7.10대 1의 경쟁률이라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당초 4만원대던 공모가도 약 62.11% 할인된 3만원으로 확정됐다. 오는 21일 코스닥 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서 대표는 아쉬운 수요예측 결과에도 오히려 루닛의 가능성과 미래 성공에 대한 확신을 피력했다. 그가 이날 가장 강조한 것은 상장 이후 루닛 인사이트(AI 암 조기진단 솔루션)와 루닛 스코프(AI 암 치료 솔루션) 등 AI 맞춤형 솔루션을 통한 암 정복과 흑자전환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이미 세계 시장 곳곳에 루닛 제품들이 보급돼 있고,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손을 내밀고 있다.
서 대표는 “루닛이 목표로 하는 암 검진 및 진단 시장은 미국 450억 달러, 그 외 지역 650억 달러 등 1100억 달러(약 144조원) 규모의 기회가 열려있다”며 “암 검진 미래는 피를 통한 액체생검이지만 정확도에 명확한 한계가 있다. 루닛의 영상 AI 기술이 정확도 한계를 극복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루닛 영상 AI 기술의 집약체인 루닛 인사이트는 정확하고 효율적인 암 진단 솔루션으로 국내외 600여개 의료기관의 선택을 받고 있다.
루닛 인사이트는 현재 폐 질환 진단 제품과 유방암 진단 제품이 상용화됐다. 루닛 인사이트는 흉부엑스레이(CXR)과 유방촬영술(MMG) 대비 우수한 효과를 나타낸다. 폐암의 경우 엑스레이가 3년전 놓쳤던 폐암을 발견하고, 폐암 환자의 50%가 조기진단이 가능하다. 판독 정확도가 20% 향상됐고, 진단 효율성은 50% 증가했다. 반면 재검사율은 30% 감소했다. 검진 결과 수령 속도도 10배 증가했다.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인 GE헬스케어가 엑스레이 분야에서 세계 최초로 선택한 AI 제품이다. 이 외 후지필름, 필립스 등도 루닛 인사이트를 도입했다.
일명 혈액 한 방울로 암을 진단할 수 있다는 액체생검의 경우 가던트헬스가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손꼽힌다. 가던트헬스가 창사 이래 외부 기업에 최초이자 유일하게 투자한 사례가 루닛이다. 가던트헬스는 지난해 7월 루닛에 30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서 대표가 암 조기진단과 치료반응 예측진단 영역에서 그리는 큰 그림에 가던트헬스가 제발로 찾아온 것이다.
서 대표는 “액체생검의 경우 정확도가 30%에서 80%에 불과하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것이 루닛의 영상 AI 기술력”이라며 “루닛 인사이트 및 루닛 스코프와 결합을 통해 암 진단법이 확장될 수 있다”며 “루닛 AI 제품이 가던트헬스 CLIA 인증 실험실(Lab)에 탑재돼 가던트헬스 제품과 함께 제공될 것이다. 미국 종양내과 의사 80%가 가던트헬스 제품을 사용 중이며, 글로벌 톱 100 제약사 중 70곳과 협업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매출 부분에서 크게 기대하는 것은 루닛 스코프다. 그는 “루닛 스코프는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를 예측해 치료 솔루션을 제공한다. 환자 개인별 생물학적 특징을 바탕으로 분류, 치료 결정 가이드가 되는 바이오마커를 활용해 면역항암제 반응 환자를 정확하게 식별한다”며 “제약사가 항암제 개발시 임상시험에 성공하려면 환자 반응률이 30%가 넘어야 한다. 제약사 입장에서도 바이오마커가 굉장히 중요한 이유다. 현재 10개 이상의 신약개발회사와 5개 글로벌 기업과 공동연구계약을 활발히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서 대표는 “루닛 스코프를 통한 바이오마커를 제약사에 제공함으로써 계약금과 마일스톤, 로열티 등 다양한 매출 발생이 가능하다. 2024년 연구용 매출로만 247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고, 동반진단 제품 인허가 및 보험수가에 등재가 되면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여기에 루닛 인사이트 파트너십 확대와 인허가를 통한 판매 지역 확대, 스크리닝 암종 확대로 암 진단 분야에서도 매출 확대가 예상된다. 2년 후에는 흑자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