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메드팩토에 따르면 전날 이 회사는 진행성 데스모이드 종양(공격성 섬유종증)에서 이매티닙 단독요법 대비 백토서팁 및 이매티닙 병용요법 비교시험 임상 2상을 자진철회한다고 공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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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성 데스모이드 종양 임상의 경우 장기 관찰이 필요해 올해 투약을 시작하면 일러도 2028년까지 임상을 진행해야 한다. 반면 희귀난치성질환인 만큼 시장 규모는 작은 편이다. 메드팩토는 지난해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데스모이드 종양에 대한 임상 2상을 승인받았지만 최근까지도 임상환자 모집 및 투약은 실시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회사의 ‘선택과 집중’ 전략에서 데스모이드 종양 임상을 1순위로 제외하는 데 부담이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
메드팩토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백토서팁을 다양한 암종에서 신약 가능성을 충분히 검증했다면 이제는 치료제시장이 큰 암종들에 대한 백토서팁의 신속한 상용화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할 수 있도록 전략을 수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희귀의약품 지정을 염두에 두고 자금유치를 할 만큼 희귀난치성 질환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던 메드팩토의 임상 전략이 전면 수정되는 분위기다. 증권업계에서는 비주력 파이프라인에 대한 추가 임상중단 가능성도 언급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 초 메드팩토에서 1~2개 비주력 파이프라인을 정리하기 위해 관련 내용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며 “회사가 데스모이드 종양 임상 2상 외 추가로 1개 정도 더 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바이오분야 애널리스트도 “대장암 임상 3상에 진입을 앞두고 있고 여기에만 300억원 정도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 버릴 건 버리는 게 맞다고 본다”며 “기업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주력 파이프라인 3개이기 때문에 (비주력파이프라인 정리가) 부정적인 사안은 아니며 오히려 주력 파이프라인에 집중하겠다는 회사의 결정이 플러스 요인”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대해 메드팩토 관계자는 “데스모이드 종양 임상은 (환자 모집 등) 기진행된 내용이 없어 철회한 것이고 나머지 파이프라인은 모두 임상을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현재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파이프라인은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금 부족으로 데스모이드 종양 임상을 중단한 것은 아니며 추가 자금조달도 현재로써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메드팩토는 지난해 1월 전환우선주 및 전환사채 발행으로 1000억원 규모의 자금유치를 했다. 당시 회사는 자금확보 목적을 데스모이드 종양 치료물질의 희귀난치성 질환 허가용 임상 진행을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메드팩토는 백토서팁-이마티닙 병용요법으로 희귀의약품(ODD)에 지정돼 7년간 시장독점권을 확보하고 패스트트랙 및 신속심사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이후에는 추가적인 자금조달을 진행하지 않았다. 하지만 데스모이드 종양 임상 철회로 이 자금은 대장암, 췌장암, 골육종암 임상 진행에 쓰일 전망이다. 1분기 기준 메드팩토의 현금성자산은 18억원이다.
메드팩토는 최근 미국법인인 메드팩토 테라퓨틱스에 인력을 충원하고 진행 중인 백토서팁 임상 파이프라인 재평가를 진행했다. 당시 충원된 인물 중에는 티모시 알렌 임상총괄 부사장 등 미국식품의약국(FDA) 임상 경험을 갖춘 이들이 포함돼 있다. 알렌 부사장은 외국계 제약사에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한 경험이 있어 백토서팁 대장암 임상 3상 진행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메드팩토 관계자는 “미국 머크도 키트루다 등 면역항암제를 항암제 시장에 일단 진출시킨 후 적응증 확대하는 전략을 펼쳐왔듯, 대장암, 췌장암, 골육종 등 허가목적 임상에 회사 역량을 집중해 시장에 조기진출한 후 적응증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현재 백토서팁의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해 유럽의약품기구(EMA)에 허가목적 임상을 추진할 계획도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