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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병상 가동률 숫자만 봐서는 아직까지 병상은 다소 여유가 있다. 이날 0시 기준 서울시 병상 가동률은 중증환자 전담병상 66.5%, 준-중환자병상은 71.9%, 감염병전담병원과 생활치료센터 가동률은 각각 47.1%, 32.7%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미 병원 업무가 포화 상태에 다다랐다고 말한다. 치료자 관리 외에도 행정업무 및 민원 전화, 재택치료자관리까지 보이지 않는 업무들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서울시 코로나19 전담 병원 한 관계자는 “병상은 아직 절반 정도로 넉넉하지만, 재택치료자 전화 진료 및 약 처방 등에 따른 행정적 업무가 어마어마하다”며 “게다가 의료진 사이에서도 확진자가 계속 나오다보니 병원에서 가동할 수 있는 모든 인력을 동원해서 업무 지원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동네 병·의원도 연일 신속항원검사 및 처방을 받으려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루긴 마찬가지다. 정부가 지난 14일부터 전문가가 시행한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올 경우 PCR 검사 없이 양성으로 인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는 PCR검사와 달리 바로 검사 후 바로 확진 판정을 받고 약 처방까지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선별진료소보다 찾는 사람들이 많다. 평소 동네에 자주가던 한 내과에 검사를 받으러 간 성북구 거주 20대 김 모씨는 “검사 대기 시간이 1시간이라고 문 앞에 적혀 있었다”며 “좁은 병원에 갑자기 환자들이 몰리니 간호사가 일일이 응대를 해주지도 못하고 있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몇 시간씩 길게 줄을 늘어섰던 보건소 선별진료소 PCR검사 대기 줄도 예전보다 확연히 줄어들어 10여분이면 가능하게 됐다. 그럼에도 보건소 및 구청 역시 여전히 업무가 마비 상태라고 호소한다. 동네 병·의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재택치료자에 대한 관리를 보건소 및 구청에서 하는데, 하루에도 3000명 안팎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면서다.
서울시 한 구청 관계자는 “재택치료 일반관리군은 ‘셀프 재택치료’라고 하지만 오히려 시민들이 불안함에 미열 및 기침 등 사소한 증상으로도 전화를 해 민원 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오죽했으면 따로 콜센터를 마련했지만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다른 구 보건소 관계자는 “정부에서 업무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대책들도 확진자 증가 속도가 워낙 빠르니 아무 소용이 없다”며 “거리두기는 계속 완화되는데 이 상황이 언제 끝날지 답답하기만 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