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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파마, ‘조’ 단위 통 큰 계약으로 유전자교정 기술 확보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엘 등 글로벌 제약사(빅파마)들이 유전자교정 전문 기업과 조 단위의 통 큰 계약을 잇달아 체결하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화이자(PFE)는 차세대 유전자편집 기술인 염기 교정(베이스 에디팅) 기술을 보유한 미국 생명공학기업 ‘빔테라퓨틱스(Beam Therapeutics)’와 연구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산업에서 널리 사용하고 있는 ‘크리스퍼-캐스9’이란 유전자가위가 DNA의 특정 부위(염기 서열)를 통째로 자른다면, 염기 교정 기술은 DNA를 구성하는 각각의 염기를 원하는 염기로 치환한다. 빔테라뷰틱스는 염기 교정 기술을 최초로 개발한 데이비드 리우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2018년에 세운 기업이다.
화이자는 염기 교정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빔테라퓨틱스에게 13억 5000만달러(한화 약 1조6000억원)를 지급하는 조건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간과 근육, 중추신경계(CNS) 등에서 나타나는 희귀 유전질환 관련 신약 후보물질을 공동개발할 계획이다.
같은 날 줄기세포 기반 재생의료 전문기업 바이엘도 미국 맘모스바이오사이언스(맘모스)가 가진 유전자교정 기술을 10억 달러(한화 약 1조1900억원)에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맘모스도 크리스퍼-캐스9을 개발한 공로로 2013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제니퍼 다우드나 미국 버클리캘리포니아대 교수가 2018년에 세운 기업이다. 양 사는 5개 간 질환에 대한 신약 후보물질 발굴 연구를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스테판 올리히 바이엘 제약 부문 사장은 “세포 및 유전자치료제를 포함한 차세대 신약 개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며 “맘모스의 크리스퍼 시스템과 우리가 가진 유도만능줄기세포 시스템을 결합하면 다양한 가능성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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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세포치료제 개발 기업의 러브콜 받는 툴젠!
국내 유전자교정 전문기업인 툴젠(199800)과 기술협력을 통해 유전자세포치료제를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지난해 툴젠은 키메릭항원수용체(CAR)-T치료제 개발기업인 호주 ‘카세릭스(CARtherics)’와 15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CAR-T치료제는 면역세포인 T세포에 암을 없애는 항체를 인위적으로 붙인 유전자세포치료제다. 양사는 암에서 발현되는 표지 인자(TAG-72)를 붙인 CAR-T치료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국내 CAR-T치료제 개발기업인 앱클론(174900)도 지난해 9월 툴젠과 자사의 파이프라인을 개량하기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4일에도 양 사는 CAR-T치료제 개발 관련 협약을 혈액암에서 고형암 관련 물질까지 확장하는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종서 앱클론 대표는 “현재 시판된 CAR-T치료제는 면역 거부반응을 없애기 위해 환자의 세포를 얻어 개별 배양해 제조하기 때문에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며 “유전자교정 기술로 면역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없애면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치료제 자체의 성능을 높이는 연구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식물유래 치료제, 맞춤형 세포배양 배지 등 분야에서도 툴젠은 여러 협력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2018년부터 식물 기반 바이오의약품 전문기업인 바이오앱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고 인체용 의약품 생산을 위한 식물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엑셀세라퓨틱스와 세포치료제 개발과정에 쓰이는 배양 배지를 유전자 편집 기술로 고도화하는 연구를 진행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