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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회계감사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등에 따르면 글로벌 헬스케어 산업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1월 말까지 이뤄진 M&A는 총 1773건(2000억달러, 약 238조원)이다. 이는 연간 1138건을 기록한 전년대비(2019년 11월~2020년 11월) 56%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이뤄진 메가딜은 총 9건으로 그 규모는 1070억달러(약 12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표적으로 미국 6대 건강보험사 중 하나인 휴마나(Humana)는 올해 4월 가정건강서비스 업체인 킨드레드앳홈(Kindred at Home)을 570억달러(약 68조원)에 인수했다. 킨드레드앳홈은 미국 40개 주에서 환자별 개인 맞춤형 간병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그 회원 수는 55만명 이상이다. 인수 이후 킨드레드앳홈의 솔루션은 휴마나의 ‘홈 솔루션’ 사업에 통합되면서 보다 다양한 개인 맞춤형 의료 솔루션을 제공할 전망이다.
미국 최대 규모의 건강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의 의료기술 스타트업 ‘체인지헬스케어’ 인수도 대표적인 메가딜(80억달러 규모)로 꼽힌다. 미국 법무부 제재로 아직 잔금을 모두 납입한 상태는 아니지만, 해당 딜이 이뤄질 경우 유나이티드헬스는 체인지의 데이터 분석 기능을 활용한 의료데이터 서비스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앞서 미국병원협회 등은 유나이티드헬스가 체인지 인수로 의료데이터 사업군을 독점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이에 미국 법무부는 관련 인수의 잠재적 파급 효과를 조사하고 있다.
역대급 규모의 통합 솔루션 개발을 위한 합병 사례도 나왔다. 미국 최대 규모의 의료 서비스 업체 ‘인터마운틴헬스케어’는 올해 9월 의료 시스템 업체 ‘SCL헬스’와 합병, 110억달러 규모의 의료 시스템을 구축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통합 의료 시스템은 환자들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는 한편 조금이라도 저렴하면서도 퀄리티 높은 의료 서비스를 받아볼 수 있도록 하는 모델이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 핵심 키워드는 ‘소비자 주도 헬스케어·간병인’
M&A 건수 기준으로 올해 가장 두각을 드러낸 부문은 환자 케어 부문인 ‘롱텀케어(간병인 및 주치의 대상)’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1월 말까지 관련 M&A는 400건 이상 이뤄지며 전년대비 116%의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관련 부문에서 이뤄진 M&A는 연 평균 200~250건 가량이었다는 것이 PwC 설명이다. 코로나19로 전문 간병인 등 의료진이 환자를 직접적으로 돌보기 어려워지면서 ‘디지털 기술 도입=혁신 가치 창출’이라는 인식이 확산, 관련 M&A 수요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 밖에 관리의료(managed care, 진료 기록이나 비용 등에 따라 한계선을 정해 치료 행위를 설정하는 미국의 의료 체계)와 재활 부문은 그 뒤를 이었다.
PwC는 “팬데믹으로 보다 떠오른 디지털 기술은 환자 관리부터 의료 서비스, 첨단 정밀 치료법 개발까지 모든 영역에서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제약·바이오 부문은 혁신 가치 창출에 집중하는 한편 헬스케어는 소비자 주도의 건강 및 웰빙 서비스 제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코로나19 상황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상황인 만큼, 자금력이 탄탄한 기업들과 PEF는 내년에도 관련 M&A에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