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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동학개미’로 불리며 올해 3300선 돌파의 주역이던 개인 역시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월별 누적 기준으로 개인은 이달 4조293억원을 순매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11월 한달을 제외하고는 줄곧 국내 주식 매수에 나섰던 동학개미가 지난달 1조7927억원 순매도를 기록하면서 매도로 전환하더니 이달 들어서는 매도 강도를 더 높인 것이다. 이달 들어 순매도 규모는 월별로 봤을때 지난 2012년 8월 이후 9년여만에 최대다.
보통 12월에는 대주주 주식양도소득세 회피를 위해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내다파는 경향이 있다. 오는 28일을 기준으로 대주주에 해당할 경우 내년 주식 양도세 대상이 되기 때문에 미리 팔았다가 이 날이 지나면 다시 사들이는 식이다. 그러나 올해 12월에는 예년에 비해 유난히 매도강도가 거세다.
개인투자자들이 주춤하면서 장중 변동성도 줄어드는 모양새다. 올해 초만 해도 상승장 성격의 변동이 극심, 변동폭이 170포인트까지 치솟았지만 3월말 들어 점차 줄더니 이달 평균 변동폭 40포인트 대로 내려앉았다. 장중 지수 움직임이 그만큼 미미해진 셈이다. 물론 11월30일 변동폭이 120포인트를 기록하며 한번 뛰어오르긴 했으나 하락장 성격이라는 점, 이내 재차 폭이 좁혀졌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1월 초만 해도 2% 이상 상승이 5일, 2% 이상의 하락이 4일로 변동성이 높았고 거래대금도 20조원 미만으로 내려가지 않았다”면서 “다만 12월에는 평균 10조6000억원 수준을 기록 중인데 시총 대비 거래대금은 0.48%까지 하락한 상태로 이는 지난해 2월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강력한 수급주체였던 개인투자자들이 쉬어가면서 증시도 당분간 박스권 등락을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글로벌 증시의 안도 랠리와 연말 수급 계절성에 근거한 코스피의 반등시도 등 박스권 등락 전망은 유효하다”면서 “단기 낙폭과대주와 소외주 중심으로의 순환매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피 범위로 2950~3050선을 제시한 그는 “단기 반등의 1차 목표치로 코스피 3050선을 제시하지만 이에 근접하거나 넘어설수록 현금비중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내년 1분기로 예상되는 저점권에서 비중을 싣고 포트폴리오 베타를 높일 여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증시거래 대기자금 성격인 투자자 예탁금도 최근 들어 감소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월별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9월 말 68조원부터 11월 말 약 66조원 대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했으며 이달 들어선 63조원 대까지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