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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다 갑자기 '컥'”수면무호흡, 양악 전진술로 치료한다

이순용 기자I 2021.10.16 00:03:59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잠을 잘 때 코를 심하게 골거나, 코골이 중 “컥!” 소리를 내며 호흡을 멈추는 사람이 있다. 이러한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은 주변 사람들의 수면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당사자 본인의 생활에도 영향을 미치지만, 단순한 ‘현상’으로 치부하고 치료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기억력과 집중력, 분별력과 같은 인지 기능이 저하되면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이고 신체가 지속적인 저산소 상태에 빠지게 되어 고혈압이나 부정맥과 같은 성인병을 유발하거나 심화시킬 수 있다.

실제로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50%가 고혈압이 있으며, 고혈압 환자의 상당수가 수면무호흡증을 앓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가 있다. 수면무호흡증은 크게 ‘중추성 수면무호흡증’과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으로 나눌 수 있다. ‘중추성 수면무호흡증’은 뇌의 호흡을 관장하는 중추에서 호흡의 신호가 없어서 무호흡이 발생하는 것이며,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상부 기도가 좁아져 급기야 호흡 중에 기도가 막혀 발생한다.

서울대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최진영 교수(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는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은 심한 코골이의 약 45%에서 발생한다.”라며, “충분한 수면을 취함에도 불구하고 낮에 졸린 현상이 나타나거나 수면 중 갑작스런 호흡의 중지, 식은땀, 성기능 장애, 집중력 감퇴, 기억력 소실과 같은 증세를 보이며 심한 경우 고혈압이나 부정맥과 같은 내과 질환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의 치료는 크게 비외과적 치료와 외과적 치료로 나눌 수 있다. 비외과적 치료는 수면 중 코로 양압의 공기를 넣어주어 기도가 폐쇄되는 것을 막는 양압기(CPAP), 하악골(아래턱뼈)을 전방으로 이동시켜서 기도를 넓혀주는 구강 내 장치, 수면 단계를 조절해주는 약물치료 등이 있다. 하지만 이는 기구나 장치를 이용하여 일시적으로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을 방지하는 것이며, 개인마다 효과가 다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평생 착용해야 한다는 불편이 있다.

외과적 치료는 목젖 부위 입천장 뒷부분과 인두를 일부 절제하는 ‘구개수연구개인두 성형술’, 턱끝 부위 전방으로 당겨 턱끝 안쪽에 부착된 이설근을 당겨 주는 ‘이설근 전진술’ 등이 있지만 이러한 수술법은 효과가 작거나 1년 이내에 재발하는 경우가 30~40%에 이른다.

반면 ‘양악 전진술’은 수면무호흡증 치료 성공률이 75~100%에 이를 정도로 지금까지 알려진 외과적 치료 중 가장 높은 성공률을 보인다. 위턱과 아래턱을 10mm 내외로 전방으로 이동시키는 수술로써, 상기도 전체를 넓혀주어 치료한다. 쉽게 설명하자면 주걱턱의 치료와 반대로 위턱과 아래턱을 앞으로 이동시켜 기도를 확보하는 수술이다.

양악 전진술 시 이론적으로는 양악이 전진하는 양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서양인(주로 백인)의 경우 8~12mm정도를 전진하지만, 동양인은 코가 낮고 입술이 돌출된 경우가 많아 동일한 양의 전진은 얼굴의 심미성을 해칠 수 있으므로 수면무호흡증의 정도와 외모를 분석하여 양악 전진술의 양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을 질병으로 인식하고, 치료를 결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며, “숙면은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만큼, 나이와 관계없이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이 있다면 전문의와 상담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최진영 교수는 ‘인종 간의 특성에 따라 외모를 고려한 양악전진술’, ‘개별화된 양악 전진술 후 상기도의 컴퓨터를 이용한 유동역학(CFD, Computational Fluid Dynamics) 연구’, ‘CFD 연구를 활용한 수면무호흡 환자에서 치료 효과와 안모의 심미성을 극대화하는 수술법 및 상하악 이동량 예측 연구’ 등을 국제학술지 ‘Journal of Craniofacial Surgery(2015)’에 게재한 바 있다.

양악 전진술을 통해 넓어진 상기도(주황색)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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