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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기술25]영화 속 홀로그램 구현? '공간광변조기' 기술에 달렸다

이준기 기자I 2021.09.24 00:02:00

[홀로그램]②지금까지 접한 건 ''유사 홀로그램'' 불과
5G 상용화…아날로그 넘어 디지털 홀로그램 구현 눈앞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사실 우리가 광고·가상회의·공연 등에서 접하는 대부분의 홀로그램은 ‘유사 홀로그램’에 불과합니다. 2014년 미국에서 열린 빌보드 뮤직어워드에서 2009년 사망한 마이클 잭슨이 다시 태어나 무대를 꾸미는 모습, 강원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진행된 ‘2018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 도중 무대 위로 힘찬 날갯짓을 하며 날아가는 형상을 한 용의 형태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홀로그램의 종류는 크게 유사 홀로그램과 아날로그 홀로그램, 디지털 홀로그램 등 3가지로 나뉩니다.

이 가운데 플로팅(Floating) 홀로그램으로도 불리는 유사 홀로그램은 디지털 영상합성기술을 활용, 투명한 막 뒤에 이미지가 생성되도록 투사해 실제 사람이나 물체가 이미지를 자유롭게 통과하거나 옆에 있는 것과 같은 착시를 일으키게 하는 기술인데요, 즉 단순한 반사 원리를 이용한 겁니다. 빛의 간섭성을 이용한 홀로그래피(Holography) 기술과는 전혀 다른 방식이죠.

반면 아날로그 홀로그램은 하나의 레이저 빛을 두 개로 쪼개 하나는 미러에 쏘고 다른 하나는 피사체에 쏴서 피사체에 난반사된 빛과 미러에 반사된 빛이 겹쳐져 발생한 간섭무늬를 기록한 방식을 말합니다. 한 걸음 더 진전된 디지털 홀로그램은 수학적인 계산으로 처리된 간섭무늬를 만들어 이를 기록해 3D 영상을 재생하는 겁니다.

우리가 흔히 홀로그램이라고 하면 영화 ‘아이언맨’에서 보아왔던 것처럼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영상이 떠있는 모습을 떠올리는 데, 이게 바로 ‘디지털 홀로그램’ 기술입니다.

그동안 디지털 홀로그램을 구현하는 건 어려웠습니다. 필요한 데이터양이 많아 기존 4세대(4G) 네트워크로는 어림도 없었기 때문이죠. 10cm 크기의 홀로그램 영상 한 장면에만 1GB에 달하는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최근 상용화된 5세대 네트워크(5G)는 4G LTE 대비 데이터 용량은 약 1000배, 속도의 경우 200배 수준이어서 진정한 홀로그램을 구현할 수 있게 될 전망입니다. 360도 홀로그램 공연을 넘어 앞으로는 영화 속에서만 본 실시간 홀로그램 회의까지도 가능하게 된다는 얘기죠.

관건은 ‘공간 광 변조기’(SLM·Spatial Light Modulator)의 성능을 얼마나 높이느냐 여부입니다.

홀로그램 영상을 디스플레이하는 기술은 빛의 회절 현상을 이용해야 하는데, 이를 구현하기 위해선 현재 상용화된 SLM 성능으로는 완벽한 이미지를 구현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여기서 포기할 순 없겠죠. 다양한 방향으로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한다면 영화 속 디지털 홀로그램은 머지않은 미래에 현실화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입니다.

공간광변조기를 이용해 각도에 따라 서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홀로그램 영상 사진. 픽셀의 크기가 작아지면서 정면이 아닌 측면 각도에서도 홀로그램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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