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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이상 급등 현상이 나타나자 한국거래소는 지난 22일 삼성머스트스팩5호에 대해 주가 급등에 관련된 조회 공시를 요구하기도 했다. 다만 지난 23일 삼성머스트스팩5호는 주가 급등과 관련해 중요한 정보가 없다고 답변했다. 이에 23일 하루에만 13% 급락, 3거래일간 21% 이상 빠지며 급격한 변동성을 보였다. 다만 아직까지도 현 주가는 스팩 기준가의 4배를 훌쩍 넘는 수준이다. 이 기간 개인만이 삼성머스트스팩5호를 200억원 넘게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달 나타났던 삼성스팩4호(377630)를 필두로 한 스팩주들의 급등락 움직임과도 유사하다. 앞서 삼성스팩4호는 지난달 21일 상장 첫 날에는 1% 가량 오르는 데에 그쳤지만 이후 6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삼성스팩4호는 아직까지 합병 대상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삼성스팩2호(291230)가 ‘메타버스’ 전문 기업 엔피와의 합병을 추진이 결정되는 등의 상황에서 반사 수혜를 받았다. 여기에 지난달 주요 가상화폐 가격의 급락 등 조정을 겪자 이로 인해 갈 곳을 잃은 투기성 ‘세력’이 스팩 종목들을 움직이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다만 이달 들어 전체적인 시장의 분위기는 한 풀 꺾였다. 지난 한 달 간 국내 상장된 스팩 종목 59개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35.5%를 기록, 연초부터 4월까지의 누적 상승률인 6.9%를 5배 가까이 웃돌았다. 그러더니 이달에는 현재까지 14% 넘게 하락한 상황이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풍부한 유동성 환경, 기업공개(IPO)에 대한 높은 관심을 고려하면 스팩의 강세가 이상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합병 등의 특별한 호재가 없는데 스팩 가격이 오르는 것은 과열”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상장폐지 연한인 3년이 가까워졌지만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해 관리종목에 지정된 스팩들도 나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8일에는 키움제5호스팩(311270)이, 지난달에는 SK4호스팩(307070), 하나머스트제6호스팩(307160)이 각각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다만 11월로 만기가 다가와 오는 7월까지 합병을 결정해야 했던 한국제8호스팩(310870)의 경우 디와이씨와의 합병을 결정하는 등 스팩마다 향방은 달랐다.
관리종목에 지정된 스팩들은 지정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합병을 위한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미제출하면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하게 된다. 스팩의 기준가가 높아지면 합병 금액과 합병 비율이 높아져 매력도가 떨어지는 만큼 무조건적인 투자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거래소 역시 이달 스팩 종목들에 대한 기획감시를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