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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간 스팩 합병 성공률 절반 못 미쳐…45곳은 상폐

유준하 기자I 2021.06.02 00:03:00

기업 입장에선 안정적인 자금 조달 장점
합병 못해도 투자금 회수 용이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도입된 지 11년. 조용했던 국내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스팩에 대한 투자 심리가 과열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까지의 스팩 합병 성공률은 49.2%로 절반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스팩으로 상장 후 합병에 성공한 기업은 총 100개로 집계됐다. 이는 10여 년간 상장한 전체 203개 스팩 대비 49.2%에 달하는 수치로 현재 합병 진행 중인 스팩은 제외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스팩의 본래 취지는 유망 기업 기업공개(IPO) 활성화와 인수합병(M&A) 촉진이다. 스팩으로 합병한 기업은 지난 2017년 21개사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뒤 2년간 주춤하다 지난해 17개사로 전년 대비 6개사가 증가하며 다시 반등했다.

다만 올해 5월까지 합병에 성공한 기업은 아직까지 원바이오젠(307280), 현대무벡스(319400), 제이시스메디칼(287410), 일승(333430) 등 4곳에 불과해 지난해보다는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스팩이 처음 도입된 지난 2010년 스팩 청약열기가 상당했다. 당시 스팩 투자가 제도적으로 도입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이 스팩 투자에 대한 오해와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때문에 금융당국이 위탁증거금률을 상향조정하고 신용융자를 제한하겠다고 엄포를 놓을 정도였다.

사실 스팩은 그간 비상장 기업의 증시 상장 통로 역할을 어느정도 해왔다. 한 스팩 합병 상장사의 관계자는 “무엇보다 무차입경영을 하는 회사인 만큼 스팩을 통한 안정적인 공모자금이 장점으로 작용했다”며 “스팩의 경우 구주매출 없이 이미 공모가 다 완료돼 있다 보니 경영권 방어 측면에서도 수월하다”고 짚었다.

지금과 같은 변동성이 아니라면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히기도 한다. 합병되지 못하더라도 개인투자자는 공모자금과 이자를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스팩은 공모자금 90% 이상을 예치·신탁의무가 있다.

또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스팩 제도 도입 후 총 45개 스팩이 합병 기한인 3년 이내에 합병하지 못하고 상장폐지됐다.

금융감독원 측은 “합병에 실패해 상장폐지되는 스팩 수를 고려하면 스팩 시장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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