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를 아십니까'는 다단계? "길에서 말 거는 사람은 최하위층.."

박한나 기자I 2018.06.30 00:12:15
[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거리에서 가끔 마주치게 되는 ‘도믿맨(도를 믿는 사람)’은 다단계 조직원이다?

지난 29일 방영된 시사프로그램 MBC ‘아침발전소(진행 노홍철, 허일후, 임현주)’에서는 길거리 포교사, 일명 ‘도믿맨’의 정체를 추적했다.

‘얼굴에 복이 많다’ ‘조상에게 정성을 드려야 한다’와 같이 포교활동임을 드러내는 경우도 있지만, 최근에는 ‘학생이세요?’ ‘길 좀 물어볼게요’ 등 다양한 말을 건네며 대화를 시도한다.

또 기존 도믿맨들이 4~50대의 중장년이었던 것에 비해 연령층이 2030세대로 확 낮춰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최근 포교인들이 특정 학과 학생이나 국가 기관 직원이라며 설문조사를 부탁하는 등 다양한 수법으로 진화한 것에 주목했다.

‘아침발전소’ 제작진이 만난 도믿맨도 20대의 젊은 청년들이었다. 이들은 제작진에게 무한 칭찬을 퍼부으며 친근하게 다가왔다. 하지만 자리를 옮긴 카페에서는 ‘돈복이 없다’ ‘조상에게 정성을 보여야 한다’며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했다.

사진=MBC ‘아침발전소’
실제 제작진은 이들을 따라가 조상을 달랜다는 의식을 행하고 수중에 있던 약 5만 원의 돈을 비용으로 내고 빠져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제작진과는 달리 한번 도믿맨의 그물망에 빠진 사람들은 쉽게 빠져나올 수 없다고 전직 도믿맨들은 증언했다. 제작진이 만난 전직 도믿맨은 “(처음에는 소액이지만) 5000만 원을 뺄 수도 있고 1억원을 뺄 수도 있는 거고”라며 이들의 수법을 경계했다.

이어 방송에서는 ‘도믿맨’에 대한 다양한 제보도 이어졌다. 이들은 거리에서 영화제작자, 창업컨설턴트, 재능기부자, 심리상담사 등 다양한 직업을 사칭해 사람들에게 접근했다는 것.

그 후는 마치 다단계와 같은 시스템으로 이들을 관리하고 수익을 강요해, ‘수억원을 빚진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방송에서 공개한 이들 조직 시스템에 의하면 길거리에서 포교활동을 하는 사람은 최하위에 해당하는 5단계이며, 이후 성과에 따라 1단계까지 올라갈 수 있다.

이러한 강요의 과정에서는 간혹 폭행도 병행된다고 전직 도믿맨들은 증언했다.

하지만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또래들의 호의에 빠져 스스로 다시 도믿맨의 생활로 찾아가는 이도 있다고해 안타까움을 일으켰다.

영상을 접한 박슬기는 “종교라는 것은 믿음을 통해 바르게 살고, 행복하게 살기 위한 일종의 나침반이다. 그런데 이 때문에 힘든 사람이 있으면 안 되지 않냐”고 했다.

MC 노홍철 역시 “‘도’를 아십니까? 그 한 마디 질문 안에 답이 있다.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를 뜻하는 ‘도(道)’ 포교활동에서 도리가 제대로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MBC ‘아침발전소’는 사건·사고 현장을 전달하고 관점이 부여된 뉴스 전달을 지향하는 시사정보 프로그램이다. 방송인 노홍철과 허일후, 임현주 아나운서가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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