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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출신 김영문 관세청장 첫 재벌가 압수수색에 ‘관심’

김형욱 기자I 2018.04.23 00:04:43

한진그룹 일가 자택·사무실 압수수색…탈세 혐의 입증 땐 정식 검찰 고발
밀수 수사 전문가로 39년만에 첫 검찰 출신 청장…참여정부 때 文과 인연

김영문 관세청장. 연합뉴스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관세청이 지난 21일 한진그룹 일가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을 했다. 관세청이 재벌 총수 일가 자택을 압수수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검사 출신인 김영문 관세청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김 청장은 지난해 7월 검찰 출신으로는 39년 만에 세관 당국 수장을 맡은 인물이다. 당시부터 관행을 깬 파격 인사라는 평이었다. 기획재정부의 외청인 관세청의 장은 지금껏 주로 내부 승진자나 기재부 세제실장 등 경제 관료가 맡아 왔다. 김 청장은 검찰 재직 당시 대구지검과 수원지검에서 마약·조직범죄수사부장을 지내고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장 등을 지내며 밀수 수사 전문가로 꼽혀 왔다.

문재인 대통령과도 인연이 있다. 참여정부 때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문 대통령 밑에서 사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일했다. 문 대통령의 경남고 12년 후배이기도 하다. 관가에선 그의 임명 당시 최순실 해외자금 수사와 면세점 게이트 수사 후속 대책 등을 고려한 수사라는 전망도 나왔었다.

검사 출신 관세청장의 전례 없는 ‘강수’로 한진그룹 총수 일가는 각종 갑질 의혹에 따른 경찰 조사에 관세포탈 혐의를 받는 피의자로서 세관 당국의 조사를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조현민 대한항공(003490) 전무의 ‘물벼락 갑질’ 논란이 회사 안팎의 제보로 재벌 총수일가의 비리 행위 가능성에 대한 사정 당국의 공식 조사로 확대된 것이다.

관세청 조직 차원에서도 강경한 대응이 필요했다는 분석도 있다. 조씨 일가의 세금 포탈 의혹이 사실이라면 관세청 직원의 묵이 없이 이뤄지기는 어려웠으리란 의혹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측은 부인하고 있지만 불법으로 들여온 양주가 조양호 회장 명의로 인천세관 직원 회식 접대에 쓰였다는 의혹도 나오는 실정이다.

관세청은 조씨 일가가 해외에서 사용한 신용카드 내역 중 고가 물품 위주로 목록을 작성해 자택과 사무실에 해당 물품이 있는지 대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혐의가 드러나면 검찰에 정식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세금 포탈이 사실이라면 5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관세엑 10배에 달하는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관세청은 또 아직 내부 감사 계획은 없지만 필요하다면 관련 직원을 조사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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