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따뜻한 이야기가 담긴 책 선물로 크리스마스의 기쁨을 나눠보는 것은 어떨까. 교보문고가 부모님·연인·아이들에게 줄 만한 책 선물을 선별했다.
이해인 수녀의 산문집 ‘기다리는 행복’(샘터·2017)에는 영혼을 맑게 해주는 삶의 지혜와 소소한 일상에서 길어 올린 단상들이 담겨 있다. 50년을 수도자로 살아왔다. 수도자의 삶은 쉽지 않았다. 2008년부터는 대장암 투병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는 푸념하지 않았다. 항암주사를 맞을 때마다 배에 덮었던 분홍 타월조차 함께 고통의 시간을 보낸 동료로 느끼며 감사해했다고 한다. 책은 자식들에게 내색하지 않지만 가슴 속 깊이 아픔을 간직한 부모님들을 위로한다.
소설가 정이현의 산문집 ‘우리가 녹는 온도’(달·2017)는 연인들의 사랑을 더욱 따듯하겐 감싼다. 언제나 다 괜찮다고 말하는 연인이었던 ‘은’과 ‘그’. 다시 만난 그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담은 ‘괜찮다는 말, 괜찮지 않다는 말’, 전혀 다른 취향의 두 친구 ‘윤’과 ‘선’의 이야기 ‘여행의 기초’, 오랜 시간 강아지를 키워온 소년의 이야기 ‘화요일의 기린’, 부평역 지하상가에서 만나 아슬하지만 견고한 사랑을 키워온 연인의 이야기 ‘지상의 유일한 방’ 등 소설인듯 산문인듯 흘러가는 10편의 이야기에는 사랑의 가치과 지금 이 순간 친구·연인의 존재가 전해주는 소중함과 행복을 담았다.
일본 소설가 마루야마 요코의 동화 ‘리틀산타’(미디어창비·2017)는 아이들의 환상을 자극할 특별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크리스마스이브 아침, 산타클로스는 다리를 다쳐 선물을 전해 주러 가지 못하게 됐다. 산타클로스의 어린 아들은 아빠를 대신해 먼 길을 떠난다. 처음 타는 썰매도 낯설고 하늘을 나는 일도 무섭지만 산타클로스로서의 일을 책임감 있고 묵묵히 해내면서 아빠 산타가 얼마나 힘들게 일을 하는지 알게 된다. 마루야마는 스칸디나비아반도를 여행하며 이 책을 지었다. 책에는 북유럽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일러스트가 가득 채워져 있어 아이들의 감수성을 키우는 데도 큰 도움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