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통토크]김용훈 회장 "시설물공제조합 반드시 설립돼야"

김성훈 기자I 2016.08.22 05:30:00

안전기술 연구소·교육원 설립 위해 공제조합 있어야
전문건설공제조합, 조합 난립 가능성에 반대 입장
"시설물 업계 분리되면 부실한 민낯 드러날 우려"에
"시설물 업계 조합 설립+출자금 활용 서둘러야"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동로마제국 시대인 537년 건립된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하기아 소피아(소피아 대성당)는 로마 제국의 기술력이 집약된 건축물로 꼽힌다. 지은 지 1400년을 훌쩍 넘은 건축물이지만 건물은 옛 모습 그대로다. 수시로 건물 상태를 점검하고 보수·보강하는 유지관리가 더해진 결과다.

△ 김용훈 대한시설물유지관리협회 회장은 “국내 시설물유지관리업체들의 기술력이 세계 어느 나라 부럽지 않다”며 “업체들이 더 넓은 곳으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이데일리 한대욱 기자]
“소피아 대성당의 유지 관리를 일본 업체가 한다고 들었습니다. 계약기간도 200년이나 된다고 하더라고요. 국내 업체들이 전 세계에 있는 유명 건물이나 사적을 관리할 수 있다면 또 다른 한류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김용훈 대한시설물유지관리협회 회장은 “국내 시설물유지관리업체들의 기술력이 세계 어느 나라 부럽지 않다”며 “업체들이 더 넓은 곳으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하루빨리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우선되는 것이 시설물유지관리업체만을 위한 공제조합(이하 시설물 공제조합)을 만드는 일이다. 공제조합은 조합원들이 자체적으로 기금을 만들어 수당을 지급하고 병원·교육시설 등을 경영하는 데 쓰인다. 아울러 퇴직·장애 연금 등을 지급하는 기능도 있어 사회보장제도에서 꼭 필요한 제도다.

김 회장은 “지난 2013년 피사의 사탑처럼 기울어진 인천의 한 아파트를 똑바로 세우고 서울에서 발생한 동공(땅속 빈 공간)을 보수한 것도 시설물 유지 관리 전문가들이었다”며 “시설물 공제조합이 설립되면 시설물 안전기술 개선을 위한 연구소도 짓고 전문 기술자를 가르치는 교육원 설립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건설산업기본법에 의해 설립된 협회는 모두 공제조합을 운영하고 있는데 유독 시설물유지관리협회만 공제조합 설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현재 시설물관리업체들이 소속된 전문건설공제조합은 건설공제조합과 전문건설공제조합에 이어 시설물유지관리업까지 공제조합을 만들면 공제조합이 난립할 가능성이 크다며 반대하고 있다. 더구나 조합이 설립되더라도 시설유지관리업체가 자격을 취득할 때 의무적으로 냈던 출자금은 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을 펴고 있다.

김 회장은 “시설물 업종의 부실률은 0.04%에 불과하지만 전문건설공제조합은 과도한 보증 한도 상향 조정과 경영 실패로 2011년 사상 초유의 적자 사태를 냈다”며 “시설물유지관리업종이 전문공제조합에서 분리되면 부실한 민낯이 드러날 것이라는 우려에 공제조합 설립을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해마다 급성장하고 있는 시설물협회 회원사의 재산권 보호와 육성을 위해서라도 조합 설립과 출자금 활용을 할 수 있도록 정부와 업계가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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