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뗀' 송도 도심 車경주대회 10만명 찾았다

김형욱 기자I 2015.05.26 01:00:00

KSF 2차전 ''더 브릴리언트 모터 페스티벌''
가족 단위 관람객 많아 "아들이 좋아해요"

[송도=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지난해 ‘무한도전’ 멤버의 레이싱 도전 때보다 관람객은 줄었다. 그래서일까. 관람 편의를 비롯한 내실은 훨씬 나아졌다.

지난 23~24일 송도 국내 유일의 도심 서킷에서 열린 ‘더 브릴리언트 모터 페스티벌’(KSF 2차전). 지난해 첫 행사 땐 무한도전 여파로 무려 13만 명이 몰렸으나 올해는 이보다 적은 10만명(이틀 합산)이 왔다. 참가는 무료이다.

지난 23~24일 국내 유일의 송도 도심 서킷에서 열린 ‘더 브릴리언트 모터 페스티벌’(KSF 2차전) 제네시스 쿠페 10·20 경기 모습. 이 경기장은 도심과는 완전 분리돼 있으나 경기장 멀리 고층 빌딩이 이채로운 풍경을 만들어 준다. 현대차 제공
스탠드 위 관객 바로 앞에서 펼쳐진 제네시스 쿠페 드리프트 경기 모습. ‘더 브릴리언트 모터 페스티벌’ 서포트 레이스(시범경기)로 펼쳐진 드리프트 경기는 관객의 가장 큰 인기를 끌었다. 현대차 제공
제네시스 쿠페 드리프트 경기 모습. ‘더 브릴리언트 모터 페스티벌’ 서포트 레이스(시범경기)로 펼쳐진 드리프트 경기는 관객의 가장 큰 인기를 끌었다. 현대차 제공
◇관람 편의 좋아져 “룰 몰라도 재밌어요”

온종일 열리는 경기이다 보니 실제 체감 관람객은 24일 오후 기준 1만~2만명 수준이었다. 그만큼 쾌적했다. 관람석(스탠드) 규모도 지난해 4000석에서 8000여석으로 늘었다. 위치가 좋은 관람석(스탠드)은 꽉 찼으나 그렇지 않은 곳은 빈자리도 눈에 띄었다.

최소한 앉을 자리가 없어 경기장을 찾았는데 빈손으로 되돌아갈 일은 없었다.

스탠드 맞은편엔 큰 모니터도 설치돼 있었다. 실제 레이싱카는 순식간에 지나갔으나 모니터를 통해 이후의 상황도 계속 지켜볼 수 있어 좋았다.

본부석 중계 목소리는 울려서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아프리카TV 생중계 덕에 마음만 먹으면 야구처럼 스마트폰으로 중계를 들으며 관람할 수 있었다.

배기량이 높은 최상위 경기 제네시스 쿠페10·20전 때의 굉음도 굉음이지만 서포트 레이스(시범경기)로 열린 드리프트 레이싱 땐 묘기에 가까운 레이싱으로 관객의 탄성을 자아냈다.

앞좌석의 한 가족은 자동차를 좋아하는 아들 때문에 온 듯했다. 아들은 경기 사이 때마다 ‘ㅇㅇ 경기까지 다 보고 가자’며 엄마를 설득하고 있었다.

자동차 마니아 이상서씨(34세·가명)는 운동을 겸해 인천 시내 집에서 약 50분 자전거를 타고 이곳에 왔다. 그는 “올해 처음 와봤는데 송도에 이렇게 사람이 많은 건 (송도) 록 페스티벌을 빼곤 유일한 것 같다”고 말했다.

스탠드 위에서 내려다 본 경기장 모습. 바로 앞 모니터에선 시야에 보이지 않는 경기 현황이 실시간 중계된다. 김형욱 기자
스탠드 모습. 경기장 안에는 이처럼 크고 작은 스탠드가 마련돼 경기를 내려다 볼 수 있도록 했다. 최소 4명의 스태프가 안전을 위해 소지품 검사와 관람객 출입을 통제했다. 김형욱 기자
◇아이들에게 인기만점.. 참여형 프로그램

남자끼리 온 자동차 마니아, 신상 선글라스와 커플 룩으로 멋부린 커플도 있었지만 아들·딸과 함께 온 가족 관람객이 단연 많았다.

경기장 옆에 마련된 체험 공원(프로모션 빌리지)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끈 것도 자녀를 위한 체험 프로그램이었다.

에쿠스를 모티브로 한 유아용 전동차, 현대 WRC RC카 레이싱 대회는 차를 직접 타보거나 RC카를 조작하려고 모인 아이들로 붐볐다.

레이싱카가 전시된 모터스포츠 존에서 레이싱 모델과 차 사진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다른 아이들은 상영 중인 만화영화 ‘헬로 카봇’을 봤다.

20여 사전 신청자는 프로 드라이버 옆에 앉아 2.5㎞ 서킷을 직접 달려보는 ‘택시 타임’에도 참가했다.

10세 남짓의 한 아이도 흥분한 표정으로 택시 타임에 참가했다. 부모님은 “아이가 자동차를 무척 좋아해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경기를 마친 저녁 땐 프로모션 빌리지 무대에서 인기가수 이문세·에일리의 공연이 펼쳐지며 대미를 장식했다.

프로모션 빌리지 전경. 많은 체험형 프로그램이 있어 경기에 관심 없는 가족 단위 관람객도 즐길 수 있었다. 김형욱 기자
사전 신청 관람객이 실제 레이싱카로 서킷을 달려볼 수 있는 택시 타임에 앞서 진행요원의 설명을 듣고 있다. 김형욱 기자
사전 신청 관람객을 태우고 서킷을 달리는 택시 타임 참가 차량들. 김형욱 기자
◇스타 드라이버 부재.. 승패엔 큰 관심 없어

아쉬운 점이라고 해야 할까. 참가 선수와 팀 관계자를 뺀 관람객 대부분은 경기 결과에 큰 관심이 없었다.

모터스포츠가 비인기 종목이기 때문이다.

이날 우승한 최명길 선수(쏠라이트 인디고 레이싱)나 막판까지 1등을 달리다 차량 이상으로 아쉽게 중도 포기한 김중군 선수 등 모두 쟁쟁한 ‘국가대표 드라이버’이지만 대중 인지도는 사실 전무하다.

무한도전 출연으로 알려진 여성 드라이버 권봄이 선수나 개그맨 한민관 선수도 출전했지만 실력이 2% 아쉽다. 유명세를 동시에 겸비한 선수는 없었다.

KSF와 함께 국내 양대 자동차 경주대회로 꼽히는 슈퍼레이스에선 그나마 배우 드라이버 안재모(쉐보레)가 지난해부터 선전하고 있다. 김진표(엑스타)·류시원(팀106)이 감독 겸 선수로 활약 중이다.

전문가는 여러 자동차 회사가 참여해 경쟁 체제를 갖추거나 실력 있는 스타 선수가 등장해야 모터스포츠가 인기를 끌고 더 활성화하는 선순환 구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곳을 찾은 한 자동차 마케팅 관계자는 “자동차 경주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호화로운 인기가 높은 스포츠”라며 “불모지인 국내에서 수도권 인근에서 도심 서킷으로 열렸다는 것만으로도 그 의미는 크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송도 도심 서킷에서의 자동차 경주는 내년 초 마지막으로 열릴 예정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당초 3년에 걸친 대회 개최를 계약했다. 송도 대회 추가 개최를 비롯해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다음 KSF 3차전은 오는 6월 20~21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열린다.

레이싱 모델이 레이싱카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형욱 기자
아마추어 자동차 경주 대회인 ‘벨로스터 터보 마스터즈’ 참가 차량이 대기중이다. 현대차 제공
어린이들이 에쿠스 디자인의 유아용 전동차를 타고 미니 서킷을 체험하고 있다. 김형욱 기자
어린이들이 i20 WRC RC카 레이싱을 펼치고 있다. 김형욱 기자
프로모션 빌리지 휴식 공간에서 어린이들이 만화영화 카봇을 즐기고 있다. 김형욱 기자
한 관람객이 현대글로비스 ‘오토벨’ 홍보존에서 경품 이벤트에 참여하는 모습. 현대글로비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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