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父 김정일과 언제부터 대등한 권력 갖게됐나

[이데일리 e뉴스 박종민 기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사실상 2008년부터 아버지인 김정일과 대등한 권력을 갖게 됐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이 사망하기 3년 전부터 이미 후계구도가 완벽히 정립돼 있었다는 뜻이다.

이 같은 추측을 가능케 한 몇 가지 정황들이 있다. 지난 2011년 5월 중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김정일을 열차 역에서 맞는 김정은 위원장이 한 손으로 아버지와 악수를 하는 모습이 그 첫 번째 정황이다. 같은 날 김정은 위원장은 아버지와 자강도 희천발전소에서 함께 현지지도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일 사망 직후인 2012년 김정은 위원장의 생일(1월 8일)에 방영된 김정은 우상화 북한 기록영화에는 다른 장면들도 등장한다. 영화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2009년 4월 5일 위성관제조종종합지휘소를 김정일과 함께 방문해 ‘광명성 2호’ 발사를 관찰하고 주요 관계자들을 만나는 모습도 담겼다. 당시 그는 주규창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한 손으로 악수했다. 다른 관계자들이 김정은에게 허리를 굽히는 모습도 눈에 띈다. 그때 이미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다.

2011년 7월 22일 북한 조선중앙TV는 김기남과 최태복 당중앙위원회 비서가 김정은에게 허리 굽혀 인사하는 모습을 공개한 바 있다. 공식적인 명함은 없었으나 김정은 위원장의 위상이 막강했음을 알려준다. 김정은은 아버지 김정일이 살아 있을 때도 단독으로 현지지도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그의 군부대 시찰에는 김원홍 인민군 총정치국 조직부국장(현 국가안전보위부장)이 자주 동행했다. 김정은은 김원홍 부국장을 통해 인민군을 장악했으며 김원홍은 김정은의 핵심 측근이었음을 보여준다. 대북 전문가들은 이러한 정황을 토대로 김정은 위원장이 2006~2007년 후계자로 내정돼 2008년부터 아버지 김정일과 사실상 공동통치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