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국가수리과학연구소(NIMS)의 수학원리응용센터(CAMP)는 벤처기업 A사와 수학기법을 활용한 에너지 절감 시스템에 대해 연구협력을 하고 있다. 수학의 ‘시그널 프로세싱’과 ‘조합최적화’ 이론 등을 사용해 불필요한 전력사용을 막는 기술의 개발이 목표이다.
KT(030200)는 빅데이터의 효율적 분석을 위한 수학적 방법론 개발을 위해 CAMP를 거점으로 NIMS 연구팀과 협업하고 있다. 삼성전자(005930)는 수학 전공자가 산업체에 진출해 성공한 경험 등을 들려주는 ‘커리어 세미나’를 최근 열기도 했다.
정보통신기술(ICT) 시대를 맞아 과학과 공학의 기초언어인 수학의 위상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대학입시엔 진작부터 이런 추세가 반영되고 있다. 2010년대 들어 서울대 등 주요 대학에서 수학과의 수능점수는 의과대학과 함께 이른바 ‘이공계 톱 2’를 형성하고 있다.
해외에선 수학이 산업분야에서 진작부터 각광받고 있다. 미국 헐리웃의 애니메이션 회사인 ‘픽사’는 미세 변화량을 예측할 수 있는 미분을 활용해 그림을 확대 또는 축소할 때 끊어진 부분 없이 선명하게 표현하는 기술을 개발, 흥행작 ‘토이스토리’를 만들었다. 픽사의 성공 이후 미국의 애니메이션 회사들은 수학자들을 대거 채용하고 있다.
비행기 등의 안전성 검사를 위한 가상 실험(시뮬레이션)에도 수학이 쓰인다. 고성능 컴퓨터에 기상조건과 충격수준 등을 수식으로 넣으면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제실험과 비슷한 검사결과를 제공한다. 금융보안과 영상통화, 3D 프린터 등 ICT 분야의 핵심기술은 모두 수학을 바탕으로 한다.
직업검색전문업체 커리어캐스트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올해 최고의 직업순위와 중위소득(평균 10만 달러)에서 모두 수학자가 1위를 차지했다.
김명환 서울대 수학과 교수(대한수학회장)는 “ 금융분야에서 수학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ICT 분야에서도 더 많이 쓰게 될 것”이라며 “산업 전반에 수학이 퍼져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13일부터 21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세계 수학자 5000여 명이 모이는 ‘수학계 올림픽’인 ‘2014 서울세계수학자대회’(2014 SEOUL ICM)가 열린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통해 세계수준 진입과 수학 대중화 등 두 가지 목표를 동시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관련기사 1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