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電 급락에 코스피 '휘청'..'왝더독' 주의보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코스피가 새해 들어 이틀 연속 3% 이상 빠지면서 1월효과를 기대했던 투자자들을 무색케 만들고 있다.

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는 최근 이틀새(1월2~3일) 65포인트(3.27%) 하락하면서 1946.14를 기록했다.

코스피가 지난해말 2011선으로 한 해를 마감하면서 1월 효과를 기대했던 시장의 기대감도 무너진 상황이다.

최근 코스피의 부진은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 탓이 크다.

에프엔가이드에 의뢰해 최근 이틀새 종목별 코스피 기여도를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는 코스피지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일과 3일 삼성전자(005930)의 주가수익률은 각각 -4.59%, -0.99%로 코스피 기여도가 무려 36.84%, 15.88%에 달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감이 주가를 누르면서 지수 전체가 급락하는 ‘왝더독(Wag the Dog) ’현상이 나타난 셈이다.

지난 2일에는 현대차 3인방의 주가 하락도 코스피에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005380)의 주가가 5.07% 하락하면서 코스피에 10.44% 기여했고, 현대모비스(012330)와 기아차(000270)도 각각 5.58%, 5.39% 영향을 줬다. 엔저 기조 현상에 실적 부진 우려가 더해지면서 최근 주가가 부진한 때문이다.

3일에는 NAVER(035420)와 신한지주(055550)가 복병으로 등장했다. ‘라인’ 기대감에 연일 신고가 랠리를 이어가던 NAVER가 차익실현 물량이 나오면서 3.59% 밀렸고, 코스피 하락에 7.14% 가량 일조했다. 신한지주의 주가도 3.76%하락하면서 코스피 기여도 6.91%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다음주 삼성전자의 잠정실적 발표 이후 코스피도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최근 외국인의 순매도로 인해 삼성전자의 주가 약세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7일 잠정실적 발표에 집중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잠정실적 발표와 CES 이후 IT 업종의 불확실성 완화 등으로 국내증시는 주중반 이후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곽 팀장은 “잠정실적을 발표한 2010년 이후 분기별 사례를 분석해본 결과, 실적 발표전 미리 주가가 선조정을 받은 경우는 단 3차례였다”며 “이 경우 실적발표 이후 주가반등은 본격화되는 특징이 발견되는데, 이번에도 실적발표 이후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반등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