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앞으로 소비자들은 자신이 보험에 대해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를 직접 가늠해 볼 수 있게 된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당국과 생명보험·손해보험업계는 보험계약자의 보험에 대한 인식수준 등을 측정할 수 있는 보험인지지수(IPI, Insurance Perceptions Index)를 개발 중이다.
금융감독당국이 지난해 1월 발표한 소비자 신뢰도 제고방안 중의 하나이며, 보험상품의 복잡·다양성과 이해부족 등으로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겠다는 취지다. 최근 한 대학교 연구소에 맡겼던 연구 용역 결과를 받았고, 추가적인 검증 작업 등을 고려했을 때 이르면 내년 초에 보험인지지수를 선보일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인지지수에 대한 모의 테스트를 진행한 상태”라며 “대상 집단군을 좀 더 폭넓게 해 조만간 최종 테스트를 마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를 통해 일부 설문 문항 등 세부 내용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보험인지지수는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를 점수화해 등급을 매기는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설문 문항은 20개 정도이며, 등급은 A~E까지 총 5등급을 만들 예정이다. 이미 벨기에나 핀란드, 네덜란드, 인도 등에서는 보험인지지수와 비슷한 제도를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현재 생명보험·손해보험협회에 별도의 홈페이지를 구축하기 위한 전산 시스템 개발도 추진 중이다. 홈페이지가 구축되면 소비자들은 수시로 자신의 보험인지지수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보험사들은 상품 개발이나 안내장 등에 소비자들의 인지가 취약한 부분을 반영할 수 있어 불완전판매와 민원 발생 등을 줄이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보험 계약자의 보험에 대한 인식수준 자가측정 후 맞춤형 서비스 제공 등을 통해 보험에 대한 이해도와 인식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보험사들의 불완전판매율은 자구적인 노력 등으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2012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보험사들의 불완전판매비율은 6%를 기록해 1년 전보다 0.9% 포인트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