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마케팅]①류현진 삼진 잡으면 기업 브랜드 '쑥쑥'

이진철 기자I 2013.08.02 05:00:48

현대차·LG·한국·넥센타이어, 美메이저리그 경기장 광고
올림픽·월드컵 등 대형스포츠 후원.. 브랜드 가치 높이기

[이데일리 이진철 성문재 기자] 지난 2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 스타디움에서는 류현진 선수와 추신수 선수가 역사적인 맞대결을 벌였다.

한국인 선수끼리 메이저리그에서 투타 대결을 벌인 빅매치의 재미 뒤에는 삼진과 홈런, 호수비가 나올 때마다 짜릿한 홍보 효과를 만끽한 국내 기업들이 있었다. TV 중계에서 류현진 선수가 삼진을 잡을 때마다 포수 뒤에는 한국타이어(161390)넥센타이어(002350)의 광고판이 노출됐고, 추신수 선수가 수비에 나설 때 외야 펜스에는 현대자동차(005380)LG전자(066570)의 광고판이 선명하게 보였다.

메이저리그 경기장의 연간 광고비는 적게는 수십만 달러에서 많게는 수백만 달러에 달하지만 국내 기업들의 브랜드 홍보효과는 수십 배에 달했다는 평가다. 메이저리그는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 중 하나로 지난해 한 시즌 총 관중이 약 7486만명이고, TV로 보는 시청자의 연인원은 수십억 명에 달한다.

이장환 넥센타이어 글로벌마케팅담당 이사는 “현지 마케팅 활동의 일환으로 메이저리그 구단인 LA다저스를 포함해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류현진 선수가 선발출전한 경기에서 소속팀인 LA다저스의 ‘다저스타디움’에 설치된 LG전자 펜스광고.LG전자 제공
넥센타이어는 미국 현지 마케팅 활동의 일환으로 메이저리그 구단인 LA다저스를 포함해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넥센타이어 제공
삼성·현대차·LG 등 국내 기업들은 해외시장 진출 초기 제품 경쟁력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낮은 브랜드 인지도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 간극을 효과적으로 메우는 지렛대 역할을 한 게 바로 스포츠 마케팅이었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미국의 인기 스포츠인 프로미식축구리그(NFL) 경기장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 고객들이 삼성 HDTV를 직접 체험하도록 유도했다. 이는 북미 HDTV 시장점유율을 높이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해외시장에서 스포츠 마케팅의 효과가 입증되면서 국내 기업들은 국제적으로 대형 스포츠 이벤트로 꼽히는 올림픽, FIFA월드컵 등에서 공식 후원업체로서 큰 손 역할도 맡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998년 일본 나가노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올림픽 무선통신부문 공식 후원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을 맡아 스포츠 외교활동에도 나서고 있다.

브랜드가치 조사 전문기관 인터브랜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 순위는 2002년 34위에서 지난해 9위로 올림픽 공식 후원사로 활동한 10년 동안 25계단 올랐다. 돈으로 환산한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도 1999년 31억달러에서 지난해 328억달러로 10배 가량 상승했다.

현대·기아차는 1999년 처음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후원업체로 활동을 시작한 이후 후원 연장을 통해 2022년 월드컵까지 자동차 부문 공식 후원사로 참여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는 FIFA 후원을 통해 FIFA가 주관하는 모든 대회에 자동차 부분 공식 후원사로서 대회 의전·운영을 위한 공식 차량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차는 FIFA 공식 후원사 자격으로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100만개의 축구공을 기부하는 ‘드림볼 프로젝트’를 통해 사업적 책임을 다하는 글로벌기업 이미지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하제현 계명대 스포츠마케팅학과 교수는 “인기 스포츠 경기후원은 국내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시 매우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이라며 “특히 해외자본이나 기업에 대한 배타적 성향을 단기간에 극복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자동차는 2022년까지 국제축구연맹(FIFA) 자동차부문 공식 후원사로 참여해 차량을 지원하고 있다. 사진은 현대차가 ‘2013 FIFA 20세 이하 청소년 월드컵 대회’에 전달한 차량. 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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