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SC제일銀 임원명퇴 이어 일반직원 명퇴

송이라 기자I 2011.10.25 09:00:00

상설명퇴 조건·범위 대폭 확대..사실상 '강제 구조조정' 관측
2008년 명퇴때도 은행측 압박으로 190명 퇴출..직원들 술렁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은행권 최초로 임원급 대상 명예퇴직(이하 명퇴)을 단행했던 SC제일은행이 조만간 전직원을 대상으로 대규모 명퇴를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급 대상의 상설명퇴는 그동안 1년에 한차례씩 정기적으로 운영돼온 제도지만 이번 명퇴는 사실상 ‘강제적인 구조조정’이 될 것으로 전해져 은행 안팎이 술렁이고 있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24일 “조직을 일신하기 위해 임원급 명퇴에 이어 직원 명퇴의 경우 기존보다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할 방침”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10년간 연말이면 정기적으로 실시해온 상설명퇴를 올해의 경우 조건과 범위를 확대해 대규모로 진행한다는 설명이다. 상설 명퇴제도란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이 자발적으로 퇴직할 경우 직급과 기간에 따라 18개월 또는 24개월분의 특별퇴직금을 지급하는 제도로 노사협약사항이다.

은행 안팎에선 올해 상설명퇴가 `자발적 명퇴를 가장한 강제퇴출`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SC제일은행의 한 직원은 “지난 2008년 명퇴때도 회사측은 퇴출대상 직원들에 대해 개인 이메일을 보내고 면담 등을 통해 압박을 했다”며 “본부도 축소하고 임원들까지 나가라는데 직원들이라고 어디 예외가 되겠느냐”고 토로했다.
 
실제 상설명퇴때 은행을 떠나는 직원은 평균 20여명이지만 `강제퇴출`이라는 소문이 퍼졌던 지난 2008년엔 190명이 은행문을 나선 바 있다.
  
이에 따라 옥쇄파업이 끝난지 두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영업을 재개하지 않는 20개 지점 직원들이 특히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재율 노조위원장은 “직원들이 영업점으로 복귀를 했는데도 두 달째 문을 열지 않는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며 “무인점포 확대 방침이나 조직 슬림화 차원에서 볼 때 지점의 추가폐쇄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은행 관계자는 그러나 “물리적인 파업은 끝났지만 노조의 쟁의행위는 여전히 진행중”이라며 “각 지점의 영업 재개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하자는 의미”라고 반박했다.

앞서 SC제일은행은 90여명의 임원급을 대상으로 명퇴를 실시했다. 접수 결과 20여명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측은 대규모 명퇴와 함께 최근 파업으로 실추된 이미지를 쇄신하고 조직을 슬림화하기 위해 조직개편을 진행중이다.
 
기존 조직을 대폭 개편해 16개 본부를 5개 본부로 축소하고, 1년에 두차례 실시하던 정기인사 대신 필요 때마다 인력을 재배치하는 상시인사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은행측은 오는 11월 말까지 조직개편을 마치고 12월 중 은행명을 `스탠다드은행`으로 변경해 명실공히 새로운 은행으로 출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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