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이데일리 문주용 특파원] 그리스 국채 디폴트 위기 해법과 관련해 독일-프랑스 정상 간에 합의된 것은 민간이 보유한 그리스 국채 모두를 만기연장하는 것이 아닌, 차환(롤 오버)에 대한 원칙적인 합의인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프랑스 정부는 물론, 유럽중앙은행(ECB)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해 독일정부가 일정부분 물러선 것으로 평가했다.
이 합의에서 사르코지 대통령이 `ECB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고 설명한데서도 엿볼 수 있다. ECB는 어떤 강제성 요소도 포함되어선 안된다고 주장해왔다.
이 자리에서 메르켈 총리는 지난 2009년, 중부 유럽에 대해 은행들이 자신들의 대출 익스포저를 유지하기로 합의한 비엔나 이니셔티브가 "협상의 좋은 기반"이라고 말해 큰 원칙에는 동의했음을 확인했다.
이같은 양측의 합의에도 아직 세부적으로 조율할 게 남아 있어 보인다.
FT는 독일이 여전히 최대한 많이 민간 투자자들이 참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프랑스와 ECB는 신용평가사가 채무불이행(디폴트)로 간주하는 수준을 요구해서는 절대로 안된다는 입장이다.
독일은 또 어떤 합의든 `지속적이어야 하고 충분해야 하며, 신뢰할 만하고 자발적이어야 한다`면서, 단순히 자발적인 롤오버 만으로는 금액이 부족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총 1200억유로에 이를 전체 지원 규모중 300억유로를 민간이 떠안기를 희망하고 있다. 또 네덜란드의 얀 키스 드 야게 장관은 민간참여몫으로 3분의 1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르코지 대통령는 `비엔나 이니셔티브`와 같은 수준이길 원하는지, 더 많은 규모가 되어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비엔나 이니셔티브의 정신내에서 말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해 구체적인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이 자리에서 메르켈 총리가 "롤오버는 자발적인 것이 되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지만, 신용평가사들은 결국 채권의 교환에 강제 요소가 포함될 것이며, 이는 규정상 `디폴트`로 분류할 가능성이 높다.
메르켈 총리는 "핵심적인 원칙은 자발적 (민간투자자들의) 기여이며, 이 메시지를 은행에게 주고자 한다"며 "우리가 신용사고를 촉발시키려 한다는 우려가 있으나 그렇지 않으며, 그런 리스크를 다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간 독일의 의도에 대한 추측을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이는 새로운 입장의 표명이라기 보다는 민간 참여 요구에 대한 강제적 요소가 없다는 것을 애써 강조하는 수준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메르켈 총리는 이어 그리스에 대한 새로운 구제금융 계획을 짜는데 관여하는 국제통화기금(IMF)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물론, ECB와 모든 부분에서 합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프랑스 정상간 원칙적 합의에 따라 이번 일요일과 월요일(19~20일) 유럽 재무장관들이 추가적인 논의를 할 예정이다. 이어 ECB와의 협의가 원만히 이뤄질 경우 그리스에 대한 2차 지원 합의가 가까스로 결론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역시 관건은 ECB의 동의 여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