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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아는 가슴 멍울이라는 명확한 신호가 있지만, 남아의 사춘기 시작은 고환의 크기 변화다. 옷에 가려져 있고 아이가 부끄러워하기 시작하면 부모가 이를 확인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대개 목소리가 변하는 변성기가 오거나 수염이 거뭇하게 올라올 때서야 ‘아이가 크느라 사춘기가 왔구나’라고 생각하지만, 이때는 이미 사춘기가 중반을 넘어 성장판이 닫히기 시작한 시점인 경우가 많다.
아들의 성장 시계가 빨라지는 환경 속에서 부모는 무엇을 해줘야 할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정기적인 신체 소통’이다. 아이가 초등학교 3~4학년에 접어들면 목욕이나 운동을 핑계로 자연스럽게 신체 변화를 살펴야 한다. 고환의 크기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보다 커졌거나, 갑자기 피지 분비가 늘어 얼굴에 여드름이 돋고 체취가 변했다면 사춘기의 서막이 올랐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갑자기 쑥 컸다’는 느낌이 들 때가 가장 주의해야 할 시기다. 급격한 성장은 곧 성장의 마침표가 머지않았음을 알리는 역설적인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생활의 절제’를 함께 실천하는 것이다. 남아의 사춘기를 앞당기는 주범 중 하나는 비만이다. 체지방에서 분비되는 ‘렙틴’ 호르몬은 성호르몬 분비를 자극한다. 고열량의 배달 음식과 액상과당을 줄이고, 충분한 유산소 운동으로 체지방을 관리하는 것은 사춘기 속도를 조절하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강력한 처방이다. 또한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스마트폰 사용은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해 성호르몬 불균형을 초래하므로, ‘밤 10시 취침’이라는 규칙은 타협할 수 없는 성장의 마지노선이 되어야 한다.
셋째는 ‘전문적인 모니터링’이다. 부모들은 아들의 사춘기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 사춘기 징후가 의심된다면 골연령(뼈 나이) 검사를 통해 성장판의 진행 속도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또한 정기적인 검사를 받는다면, 아들의 사춘기 진행 시기를 좀 더 정확히 확인할 수 있게 되고, 그에 따라 효과적인 키 성장 플랜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아들의 사춘기는 단순히 ‘어른이 되는 과정’이 아니라, ‘키 성장의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부모가 아이의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들을 민감하게 읽어낼 때, 아이의 성장 시계는 너무 일찍 멈추지 않고 제 속도를 찾아갈 수 있다. 무심코 지나친 아들의 ‘부쩍 큰 키’가 혹시 너무 빠른 사춘기의 신호는 아닌지, 오늘 저녁 아들의 어깨를 한번 다독이며 세심히 살펴봐야 할 이유다.





